조기숙 이어 참여연대도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참여연대 “오락가락 땜질 규제… 부동산 정책 이대로 안 돼” / 조기숙 “文대통령, 참모로부터 과거 잘못된 신화 학습한 듯”

참여연대가 29일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정부 들어 지나치게 정권 쪽에 기운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온 참여연대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마침 노무현정부 시절 민정수석이던 현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 근무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문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인식을 강도높게 질타한 이후여서 주목된다.

참여연대는 29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오락가락 땜질 규제,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 이대로 안 된다!’라는 제목의 부동산 정책 전면 전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여연대는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3년 동안 21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땜질식 핀셋  규제와 오락가락하는 정책 추진으로 주택 가격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며 “집값 상승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도 문제는 정부가 과열 우려가 있는 지역만 뒤늦게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는 핀셋 규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핀셋, 땜질, 뒷북 규제와 임대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제공하면서 무주택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 대책 추진에는 미온적인 문재인정부의 주거 부동산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한 뒤 주거 부동산 정책 기조의 전면적 전환을 촉구했다.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대통령은 2020년 신년사에서 ‘취임 이전으로 집값을 낮출 것’을 약속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소득주도형 성장’이 ‘부동산 불로소득 주도형 성장’이라는 비아냥으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효과가 없다는 것이 검증된 땜질식 처방을 즉각 중단하라”며 △투기 수요를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보유세 실효세율의 획기적 강화 △공시가격의 즉각적 현실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누진적 강화 △20년 이상 비분양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 및 재고 대폭 확대 등 정책의 시행을 촉구했다.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는 전날(28일) 노무현정부 청와대에 근무해 대표적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통하는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문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인식을 정면으로 질타한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조 교수는 2005~2006년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으며 당시 민정수석이던 지금의 문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교수는 SNS에 올린 글에서 “‘일본처럼 우리도 곧 집값이 폭락한다’던 진보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다 ‘뻥’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와 부동산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며 “(그 인사가) 문 대통령이 ‘일본처럼 우리도 집값이 곧 폭락할테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했다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과거 잘못된 신화를 학습했구나, 큰일나겠다 싶더라”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