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펀드 믿느니 직접투자”

펀드 환매중단·수익률 기대이하 / 3월말 이후 15조 이상 빠져나가 / 사모펀드 넉달연속 5조원 유출 / 주식 직접 매입 상반기만 40조

올해 들어 국내 펀드 자금이 13% 넘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개인 투자자가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자금은 크게 늘어났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 주식형·혼합형·채권형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1863개의 설정액은 총 86조5427억원으로 올해 들어 12조9717억원(13.04%)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가 회복기에 접어든 3월 말 이후 최근 3개월간 펀드 순유출 금액은 15조2472억원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몇 년간 급격히 늘어났던 사모펀드에서도 지난 3월 이후 넉 달 동안 유출된 금액은 4조9126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 사모펀드 자금은 지난 1월 7071억원, 2월 1조6355억원 순유입세였으나, 3월(-1조4662억원), 4월(-1조6144억원), 5월(-1조4271억원), 6월(-4049억원) 4개월 연속 순유출이었다.

이처럼 펀드 자금이 급격이 이탈한 이유로는 펀드 수익률 매력이 주식투자에 비해 떨어진 것이 꼽히고 있다. 아울러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 등 사모펀드 손실사태로 투자자 신뢰가 약해진 것도 ‘펀드런’을 가속화했다.

반면에 직접 주식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괜찮은 수익을 거두면서 펀드를 이탈해 직접 주식투자에 합류하는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31조5676억원, 코스닥 7조4463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상반기에만 40조원에 육박하는 개인 자금이 증시로 몰린 셈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로 투자자들이 이른바 ‘중위험·중수익’ 상품들이 실제로는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는 ‘초고위험·중수익’ 상품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급락이 맞물리면서 투명성, 환금성, 직관성을 만족시키는 상장 주식, 특히 대형 우량주가 가장 안전한 투자 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졌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