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와 기관들이 국가 차원의 정교한 해킹 공격을 받고 있다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9일 밝혔다.
BBC방송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호주 정부와 공공기관, 정치조직, 교육·보건·필수 서비스 영역, 기업체 등을 노린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이 수개월 전부터 이어졌으며, 최근 공격 수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중대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는 없었다면서도 국민에게 경각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기업들에는 정보보안 수준을 향상할 것을 주문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번 사이버 공격의 규모와 대상, 사용된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가 차원의 정교한 사이버 조직”이 공격을 수행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런 유형의 활동에 관여할 만한 능력을 가진 국가 차원의 조직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모리슨 총리는 어느 나라의 공격인지에 관해서는 직접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특정 국가에 공개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증거의 문턱은 매우 높다면서 호주의 전략적 국가 이익을 고려해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중국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BBC는 “사이버 정보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호주에서 발생한 다양한 해킹을 중국과 연계시켜 왔다”며 “중국은 러시아, 이란, 북한 등과 함께 이런 공격 역량을 갖춘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고 전했다. 다른 외신은 호주 정보당국이 지난해 일어난 호주 의회 해킹 사건을 중국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 호주 특파원은 모리슨 총리의 발표 시점에 주목했다. 몇 개월 전부터 있었던 사이버 공격에 관한 경고음을 하필 호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시점에 내보낸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호주는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해야 한다는 미국 측 주장에 동조하면서 중국을 자극했고, 중국은 호주산 소고기 수입 제한 등의 무역보복으로 맞섰다. 중국은 인종차별적 사건 발생 우려가 있다며 자국민에게 호주 여행·유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피터 제닝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장은 가디언 호주판과 인터뷰에서 “(공격) 기술과 역량의 깊이, 진정한 동기를 갖춘 나라가 하나 있다”며 “그것은 바로 중국”이라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가족 문제 제기는 절제 있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9/128/20251119518423.jpg
)
![[세계타워] 사법행정위 신설 ‘눈 가리고 아웅’](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9/128/20251119518380.jpg
)
![[세계포럼] 트럼프가 尹보다 나은 이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8/20/128/20250820516925.jpg
)
![[김상훈의 제5영역] ‘데이터 노동’의 대가는 왜 없는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9/128/20251119518329.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