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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의 민낯… 흑인이 ‘중국 바이러스’ 욕하며 한인 폭행

입력 : 2020-06-11 10:13:10 수정 : 2020-06-12 17: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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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 부근에 거주하는 한국계 소녀가 SNS 올려… 누리꾼 ‘공분’

‘차이나 바이러스(China Viru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원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란 점을 들어 코로나19를 부를 때 쓴 표현이다. 중국, 그리고 아시아에 대한 인종차별 의식이 섞여 있다는 이유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앞으로 그런 표현(중국 바이러스)은 쓰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미국 LA 부근에 사는 한 한국계 소녀가 자신의 할아버지가 흑인들한테 “차이나 바이러스를 원치 않는다”는 욕설과 함께 무차별 구타를 당해 얼굴을 크게 다쳤다며 SNS에 올린 사진.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SNS 캡처·연합뉴스

그런데 1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한국계 노인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흑인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인종차별 사건이 벌어졌다. 이 흑인들은 한국계 노인을 향해 ‘중국 바이러스’라고 내뱉은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보도에서 “재미교포인 피해자의 손녀가 SNS를 통해 자신의 할아버지가 지난 9일(현지시간) 버스에서 한국인이라서 폭행을 당해 크게 다쳤다는 내용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 손녀는 트위터에 얼굴에 피멍이 든 할아버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어 “그들(흑인)은 ‘차이나 바이러스를 원치 않는다’면서 내 할아버지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버스에서 구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고 모두 아시아인을 쫓아내기 시작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트위터 게시물은 현재는 작성자에 의해 삭제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난달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 끝에 숨진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흑인 못지않게 한국인·중국인 등 아시아계 주민에 대한 인종차별도 심각하다는 점, 그리고 플로이드 사건에선 ‘피해자’였던 흑인이 아시아계 주민 차별에선 되레 ‘가해자’로 나섰다는 점 등이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한국계 노인의 피해 사실을 전한 트위터를 본 많은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분노와 슬픔을 표했다. 한 누리꾼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존재해 온 미국인의 인종차별 감정을 (선거를 앞두고 백인 지지층 결집을 위해) 성공적으로 불러일으켰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누리꾼은 “아시아인들은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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