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관 KBSN스포츠 해설위원(36)이 은퇴식에서 눈물을 보였다. ‘마당발 인맥’을 그답게 인기 연예인도 마지막을 함께했다.
3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끝난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상기된 표정으로 관중석에서 몸을 일으킨 유희관은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고, 구단이 마련한 은퇴 기념 티셔츠를 입고 운동장으로 들어섰다
이어 한화 주장 하주석을 시작으로 김태형 두산 감독과 주장 김재환이 꽃다발을 선물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100승 달성 기념 KBO(한국야구위원회) 트로피를, 전풍 사장은 100승 달성 기념 구단 트로피와 은퇴 기념 유니폼 액자를 각각 전달했다.
밝은 표정을 유지하던 유희관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안긴 꽃다발을 받은 뒤 눈시울을 붉혔다.
전광판에는 오재원, 김재호, 김재환, 박세혁 등 오랜 호흡을 맞춰온 두산 선수에 이어 한솥밥을 먹었던 양의지(NC 다이노스) 등 동료의 작별 인사가 흘러나왔다. 마당발 인맥답게 가수 케이윌(본명 김형수)과 래퍼 딘딘(〃 임철), 트로트 가수 송가인(〃 조은심), 배우 마동석, 방송인 김성주, 유재석, 조세호 등도 위로를 건넸다.
마이크를 잡고 단상에 오른 유희관은 울먹이며 “수백번, 수천번 ‘두산 베어스 유희관 선수’라고 나를 소개했다”며 “은퇴하고 다시 ‘두산 베어스의 유희관’이라고 말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동시에 두산 베어스의 유희관이라고 소개하는 마지막 자리라는 게 슬프다”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두산 관계자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아울러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저를 혼내시면서 정신 차리게 해주시고 예뻐해 주신 김태형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트레이닝 파트, 가족보다 자주 봤던 동료, 애타게 아들의 경기를 본 부모님께도 감사하다”며 “같이 야구 했던 순간은 죽어서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평생 가슴에 묻고 살겠다”며 “‘최강 10번 타자’ 두산 팬 여러분, 잘할 때나 못할 때나 격려하시고 질책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고, 내겐 큰 원동력이 됐다”며 “나는 마운드를 떠나지만, 우리 두산 베어스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한다”고 팬들에게 마지막 바람을 전했다.
앞서 그는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느린 공’으로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구를 했다. 시포는 유희관의 데뷔 첫승(2013년 5월4일 잠실 LG 트윈스전)과 100승째(2021년 9월1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달성 경기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박세혁이 맡았다.
두산의 좌완 최다승 기록을 세운 유희관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42순위로 지명돼 줄곧 한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부터 선발을 맡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3차례(2015·2016·2019년) 경험했다. KBO 리그 통산 281경기에 나가 1410이닝을 던지며 101승 69패 777탈삼진, 평균자책점 4.58의 성적을 남겼다. 2013∼20년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특히 두산 좌완 최초로 100승이라는 금자탑도 세웠다.
올시즌을 앞두고 그는 한때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지만, 지난 1월 은퇴를 결심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