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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 멍·머리엔 피·손엔 화상… 9살 소녀는 거리로 도망쳤다

입력 : 2020-06-09 06:00:00 수정 : 2020-06-09 20: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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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터진 아동학대 사건 / 이번엔 경남 창녕서 계부가 / 잠옷에 슬리퍼, 흙투성이로 / 거리로 도망쳐나온 9살 아이 /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 / 병원 치료 중… 두려움 떨어 / 경찰, 계부·친모 불구속입건

최근 친부의 동거녀가 여행용 가방에 가둬 끝내 목숨을 잃은 9살 아이의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산데 이어 이번엔 의붓아버지의 ‘엽기적인’ 학대로 온몸에 멍이 들고 머리와 손 등에 상처를 입은 9살 소녀가 행인에 의해 구조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 문제를 언급할 정도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또 다시 아동학대 사건이 터지자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 창녕에서 계부와 친모에 의해 학대를 당한 것으로 파악된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지난달 29일 편의점에서 자신을 달래준 시민이 계산을 하는 사이 불안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채널A 영상 캡쳐

경남 창녕경찰서는 초등학교 4학년 A(9)양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A양의 계부 B(35)씨와 친모 C(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 부부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A양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의 학대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20분쯤 창녕의 한 거리에서 눈에 멍이 든 채 잠옷 차림에 어른용 슬리퍼를 신고 지나가던 A양을 발견한 한 시민의 신고로 드러났다. 경찰이 출동해 확인한 결과 A양은 눈뿐만 아니라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고, 머리가 찢어져 핏자국이 남아 있었으며 손가락엔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한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전날 공개한 이 사건 관련 편의점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양이 신고해준 시민과 함께 편의점에 들어서는 모습이 담겼다. A양은 자신을 도와준 시민이 계산대에서 물건을 결제하는 사이에도 불안한 듯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해당 시민은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맨발에다가 일반적이 아이의 모습이 아니었다”며 “멍이 이렇게 들어있었고, 흙투성이에다가 배고프다고 해서 데려왔다”고 말했다. A양은 많이 굶었다고 했다고 한다. 경찰은 A양을 아동보호 전문기관인 해바라기센터에 맡겼고, A양은 이날 현재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남 창녕에서 계부와 친모에 의해 학대를 당한 것으로 파악된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지난달 29일 편의점에서 자신을 달래준 시민이 계산을 하는 사이 불안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채널A 영상 캡쳐

 

 

경찰 조사에서 A양의 계부 B씨는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을 해서 때렸다’며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B씨는 A양의 손을 뜨겁게 달궈진 프라이팬으로 지져 지문이 일부 훼손될 정도의 화상을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친모 C씨는 수 년 전부터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 부부는 2년 전 재혼해 올해 1월 경남 거제시에서 창녕군으로 이사했다고 한다.

 

A양은 “2년 전부터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창녕으로 이사를 온 뒤로 줄곧 학교에 가지 않았고, 외출도 하지 않아 주변에서 아동학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B씨와 C씨를 상대로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동학대 사건이 나날이 증가하고, 학대의 내용이 너무 잔인무도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아동학대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는다면 이런 비극적인 사건은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가방 감금 사망 아동’ 사건을 언급하며 “위기아동을 파악하는 제도가 작동하지 않아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면서 “위기아동을 사전에 확인하는 제도가 잘 작동하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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