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동물원에서 자이언트판다 1마리가 8일(현지시간) 이른 아침에 우리를 탈출해 동물원 주변 공원을 어슬렁거리고 다니다가 사육사가 놓은 진정제를 맞고 우리에 복귀했다.
외신에 따르면 문제의 판다는 지난해 동물원에 들어 온 ‘싱어(Xing Er)’라는 이름의 7살 난 수컷이다. 이 판다는 동물원 측에서 무려 2420만달러(약 290억원)를 들여 새로 지은 판다 우리에서 암컷 판다 ‘마오순(Mao Sun)’과 함께 지내던 중 우리를 벗어나는 모습이 감시 카메라에 포착됐다.

동물원 측 대변인은 언론에 “비디오를 보니 수컷 판다가 세 줄의 전선이 감겨 있는 차단망을 피해 몸을 낮춰 슬슬 기어가더니 결국 정원에까지 이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원 측은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주변의 보안장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출 직후 사육사는 신속하고 능률적으로 대처했다. 먼저 판다를 더 이상 도망칠 길이 없는 구석으로 몰아간 다음 몸에 해롭지 않은 진정제를 재빨리 투여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동물원 문이 열리지 않아 일반 대중은 이 사고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동물원 측 대변인은 “앞으로 그와 비슷한 종류의 일도 결코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진땀을 흘렸다.
이 동물원의 판다들은 중국 남서부 도시 청두에서 덴마크로 왔다. 지난해 4월 마르그레테 여왕 등 왕실 인사들의 축복 속에 동물원에 둥지를 틀었다.
중국 정부는 우호의 상징으로 외국에 판다를 15년간 대여하는 일명 ‘판다 외교’를 펼치고 있다. 오직 중국에만 서식하는 판다는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 동물이다. 15년의 임대 기간 동안에 태어난 판다 새끼는 모두 현지 나라가 아닌 중국 소유가 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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