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의 국회의원 임기를 끝낸 표창원 전 의원이 정치인의 상징인 반듯한 양복을 벗고 프로파일러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방송에도 출연해 그를 유명하게 만든 프로파일러로서 범죄와 싸우는 삶으로 돌아갈 뜻을 밝혔다.
7일 표 전 의원의 SNS에 게시된 프로필 사진이 완전히 바뀌었다. 정치인이 아닌 범죄 분석가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복장을 하고 있다. 가슴에는 프로파일러(Profiler)와 픽스(PICS)라는 두 개의 영문이 적혀 있다.

픽스란 그가 국회의원이 되기 전 운영했던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Pyo Institute of Crime Science)의 영어 단어 앞글자를 딴 것이다. 누가 봐도 예전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파일러로 활약하던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표 전 의원은 경찰대학 출신이다. 영국 탐정 소설의 주인공 셜록 홈즈 같은 뛰어난 경찰관이 되길 꿈꾸며 영국으로 유학했고 귀국 후에는 경찰대학 교수로 활약했다. 그러면서 국내 1호 프로파일러로 각종 언론 매체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일약 유명인이 되었다.
2012년 대선을 전후한 시기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의혹사건에 대한 경찰의 소극적 수사를 비판한 표 전 의원은 결국 경찰대를 떠나 정계에 입문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기 용인시정 지역구에 출마, 당선되며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초선의원이지만 3선의원 못지않은 지명도를 가진 그는 일약 민주당의 스타 의원 반열에 올랐고 재선도 따놓은 당상인 듯했다.

하지만 올해 4·15총선에 앞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와의 인연을 사실상 끊었다. 표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국회의원 출마를 포기한 배경, 정치를 접기로 결심한 이유, 앞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등을 소개했다.
표 전 의원은 “인생을 바꿔준 계기가 추리 소설 속 명탐정 셜록 홈즈”라며 “그때 만난 셜록 홈즈는 싸움이 아니라 추리, 조사, 논리 이걸로 진실을 밝혀내고 참을성이 있어야만 수사라는 걸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이 아닌 방법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였다. 정치를 ‘졸업’한 그는 프로파일러로 돌아가 범죄를 근절하고 우리 사회에 정의를 세우는 일에 매진할 각오를 내비쳤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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