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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내려온다" 이날치, LG아트센터 '러시아워 콘서트' 첫 무대 꾸민다

입력 : 2020-06-05 03:05:00 수정 : 2020-06-04 16: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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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한 발이 넘고, 누에머리 흔들며, 전동같은 앞다리, 동아같은 뒷발로양 귀 찌어지고, 쇠낫같은 발톱으로 잔디뿌리 왕모래를 촤르르르르 흩치며, 주홍 입 쩍 벌리고 ‘워리렁’ 허는 소리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자래 정신없이 목을 움추리고 가만이 엎졌겄다.”

유튜브에서 조회수 150만회에 육박하고 있는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공연 동영상 중 한 장면. 유튜브 캡처

중독성 높은 가사에 뭐라 표현할 수 없지만 음악에 딱 맞춘 듯한 무용이 눈과 귀를 떼지 못하게 한 뮤직비디오 영상은 입소문을 타며 조회수 150만회에 육박중이다. 몇몇 축제 등에서 이들의 노래를 직접 들은 이들은 “신난다. 흥겹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결성된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 이야기다.

 

코로나 대유행 때문에 오랜동안 무대 문을 닫아야했던 LG아트센터가 ‘2020 러시아워 콘서트’ 첫 번째 무대로 6월 11, 12일 이날치의 ‘수궁가’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기획공연을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범 내려온다’ 등 이날치 정규 1집 ‘수궁가’ 전곡을 라이브로 처음 공개하는 무대다. 이날치 음악에 춤을 보태 시선을 집중시킨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날치는 영화 ‘타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곡성’, ‘부산행’의 음악감독이자 어어부프로젝트, 씽씽에서 활약한 베이스 장영규를 주축으로 장기하와 얼굴들의 베이스 정중엽, 씽씽의 드럼 이철희 및 개성 넘치는 소리꾼으로 활양한 권송희, 신유진, 안이호, 이나래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의 첫 작품은 판소리를 대중음악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의 결과물이다. 완창에 약 3시간 가량 걸리는 판소리 ‘수궁가’에서 인상적인 장면만을 골라 80년대 신스-팝과 뉴 웨이브 스타일의 신선한 사운드로 새롭게 재탄생 시켰다.

최근 정규 1집 ‘수궁가’를 발표한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 LG아트센터 제공

그러면서도 ‘판소리의 현대화’ 등이 작업 목표는 아니라고 한다. 이날치는 “조금 특별한 현재의 댄스뮤직이 하고 싶었다. 판소리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지, 국악이 아니다. 국악의 대중화, 세계화와 같은 미션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도 ‘수궁가’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이날치는 “춘향가,심청가, 흥보가, 적벽가가 인간세계를 다루고 있다면, 수궁가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바닷속 이야기를 그린다. 허구의 세계, 판타지다. 다른 옛날 이야기가 권선징악을 다룬다면, 수궁가는 좀 다르다. 바닷속 ‘미생’이 펼쳐지는 느낌이랄까. 갑질횡포, 사내정치, 살기 위해 속고 속이는 서스펜스, 예상치 못한 반전 등 스토리 자체가 풍부하고 위트가 넘친다”고 설명했다.

 

흥겨운 무대인 만큼 이날치 공연은 객석 반응도 남다르다. 이날치는 “눈감고 다 외워서 염불 외우듯 따라 부르는 관객도 있었다”며 “신나는 리듬에 맞춰 온몸으로 음악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이야기에 이끌려 가만히  상상해도 좋고, 판소리와 베이스 선율에 취해 늘어져 있어도 좋다. 묘하게 노동요로 듣기에도 괜찮다. 수궁가 떼창에 도전해 보셔도 괜찮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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