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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로 용돈 벌고 리셀로 목돈 불리고… MZ세대가 사는 법 [S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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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5-30 17:00:00 수정 : 2020-06-01 10: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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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트렌드 바꾸는 2030세대 / 핀테크 산업 발달 선도 / 1980∼2000년대 출생 ‘디지털 원주민’ / 제로금리 시대 ‘고위험 고수익’ 선호 / “소액으로 쏠쏠” P2P 67%가 20·30대 / 암호화폐 투자자 61% 10·20대 차지 / ‘스니커테크’까지 등장 / 한정판 스니커즈 사 ‘웃돈’ 붙여 되팔아 / 22만원 ‘지드래곤 신발’ 300만원에 팔려 / 네이버 2020년 3월 거래 플랫폼 ‘크림’ 출시 / 세계 관련시장 2025년 60억달러 전망 / 코로나 폭락장 ‘기회’로 인식… 20·30 거래계좌 이용비율 50% 넘어서
#1. 서울 관악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29)씨는 카카오페이로 10만원이 모일 때마다 P2P(개인 간 거래) 투자가 되도록 설정해뒀다. 지인들과 맛집을 가거나 술을 마시고 김씨가 계산하면 지인들이 김씨에게 카카오페이로 N분의 1씩 보내는데, 이 금액이 10만원이 모이면 자연스레 P2P 투자로 넘어가는 것. 김씨는 “카카오페이를 이용하다 투자 광고가 뜨길래 관심이 생겨 시작했다. 수익이 나면 주로 사용하는 계좌로 넘어오게 해두니 소액이라 수익이 크진 않지만, 용돈벌이로는 꽤 쏠쏠하다”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가 너무 낮다 보니 P2P, 주식 투자를 하게 됐다. 아직은 재테크 금액 중 예적금이 절반이 넘지만, 점점 P2P나 주식 투자를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2. 서울 강남구에 사는 회사원 한모(28)씨는 은행 예금은 아예 하지 않는다. 주식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로만 재테크를 한다. 주변에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것이냐’고 물으면 한씨는 “그럴 때 나는 은행 예적금이 오히려 하이 리스크, 로 리턴이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그는 “돈은 무제한 찍어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화폐가치는 떨어진다. 게다가 예금 금리마저 0%대다. 예금이나 적금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다”면서 “암호화폐는 채굴량도 한정적이라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적다. 주식도 장기투자 위주로 하는데, 4월에만 44% 수익률로 7000만원 정도 벌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주변에서도 점차 은행에 돈을 맡기기보다 주식이나 비트코인, 부동산 등에 투자한다”며 “예적금은 더 이상 내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은행보다는 핀테크에 관심이 생기고, 주식과 암호화폐 거래로 고수익을 추구한다. 명품백 대신 고급 스니커즈를 응모해 되판다. ‘MZ세대’의 재테크 방식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지칭하는 밀레니얼 세대(Millenial Generation)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에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를 추구하며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특징을 보인다.

 

◆소액으로 언제 어디서든 P2P 투자 ‘척척’

 

MZ세대는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만 있으면 간단하게 투자할 수 있는 P2P 투자에 관심이 많다. P2P 금융투자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투자자와 대출신청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P2P 투자는 돈을 빌린 사람이 떼먹으면 받아내는 절차가 복잡해 투자 위험성은 다소 있으나 예금금리보다는 훨씬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기 때문에 MZ세대에게 인기가 좋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또다시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하면서 예금은 돈을 쌓아두는 것 이외엔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 자본금이 적은 20대들에겐 은행의 예금 이자가 더 이상 재테크 수단으로 매력이 적어졌다는 얘기다.

 

MZ세대들의 독특한 투자문화도 P2P 금융서비스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모양새다. 이들은 유년기부터 모바일과 SNS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라 자신의 투자 자산내역을 공개하고, 투자 후기를 공유하는 데 적극적이다. 과거에는 돈과 투자와 같은 이야기를 드러내 놓고 말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면, 현재 20대들은 자신의 자산을 불리고, 자산내역을 공유하는 일에 거침이 없다.

P2P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니스트펀드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P2P 금융 서비스에 투자한 고객 중 20대 비중이 무려 3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수치는 투자 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인 30대(36%)와 비교해도 단 5%포인트 차이에 불과하고, 40대(19%)보다는 훨씬 높다. 전체 투자자 대비 20대의 비율은 2018년(9%)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무려 22%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한국의 독특한 목돈 모으기인 ‘계’ 방식을 차용한 P2P 투자 업체 ‘아임인’도 MZ세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임인은 목돈마련을 위한 회원들의 모임인 ‘스테이지’를 통해 매월 정해진 입금일에 월납입금을 넣고 내 순번이 도래하는 달에 목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재테크를 돕는다. 인원이나 이율, 약정금 등 원하는 조건을 자유롭게 선택해 스테이지를 만들 수 있다. 아임인의 고객 연령대는 30대가 34%로 가장 많고, 40대 26%, 20대 25%, 50대 10%다. MZ세대에 해당하는 20~30대가 5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회사원 최모(29)씨는 “학교 선배의 SNS를 통해 P2P 투자를 알게 됐다. 큰 돈은 아니지만,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투자한다. 한 달 평균 30만~50만원을 투자하고 있는데, 수익률이 좋아 만족스럽다. 게다가 절차가 복잡하지 않아서 쉽게 투자에 도전해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한탕주의? 암호화폐는 새로운 투자처

 

M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디지털에 매우 친화적이다. 자연스레 디지털자산, 가상자산으로 소개되는 비트코인에도 우호적인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가상자산 전문투자사인 블록체인 캐피털이 18세 이상 미국 성인 20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가 가상자산을 알고 있고, 27%가 투자 의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8∼34세 MZ세대 42%가 5년 내 가상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실시한 국내 주요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연령별 가상자산 데이터 점유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10대와 20대가 전체의 61%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MZ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비교적 암호화폐와 같은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은행금리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데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으로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최근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가상자산투자가 제도권으로 다가선 것도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게 한몫했다.

 

◆이제 스니커즈 되팔아 돈 번다

 

나이키가 가수 지드래곤과 협업해 출시한 운동화의 발매가는 21만9000원. 한정판으로 나온 이 신발은 나오자마자 품절됐고, 곧바로 리셀(Resell·되팔기) 시장에서 흰색 로고는 60만원대, 빨간색 로고는 300만원대에 거래됐다. 특히 지드래곤의 서명이 들어간 빨간색 로고는 13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발매되는 매장에서 몇 시간을 줄서야 겨우 응모권을 제출할 수 있고, 추첨을 통해 당첨돼야만 살 수 있음에도 수많은 MZ세대들이 응모한다. 사기만 하면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정판 스니커즈를 사들였다가 더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도 MZ세대의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 고가의 명품백이나 명품 시계 등에 투자해 되팔던 ‘샤테크’(샤넬+재테크)가 젊은 세대들의 눈높이에 맞춰 운동화로 옮겨간 셈이다. 미국 코웬앤드컴퍼니 투자은행에 따르면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지난해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에서 2025년까지 약 60억달러(7조4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원이지만 부업으로 리셀러도 하고 있는 전모(31)씨는 “국내외 온라인 사이트와 오프라인 매장을 가리지 않고 리셀 가치가 있는 스니커즈는 사들여서 되판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나 SNS를 통해 판매하면 무조건 수익은 난다”고 했다. 그는 “운동화의 희소가치나 유명 디자이너 협업 여부에 따라 리셀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시기에 따라 부침은 있지만 월평균 150만~200만원은 버는 듯하다”고 말했다.

 

MZ세대가 스니커테크에 주목하자 정보기술(IT)업계도 발빠르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는 지난 3월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인 크림(KREAM)을 출시했다. 크림은 리셀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로 한정판이나 희소가치가 높은 스니커즈 등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실시간 변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간 희망가가 일치할 경우에만 익명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거래 체결 후에는 박스, 상품태그, 오염, 가품 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합격한 제품만을 구매자에게 배송한다. 크림을 주로 사용한다는 회사원 이모(35)씨는 “크림이 중개수수료 무료에 배송비도 무료로 하다 보니 스니커즈 중개 시장을 평정하고 있다”면서 “워낙 깐깐하게 제품을 검수하다 보니 구매자 입장일 땐 참 좋은데, 신발을 파는 입장이 되면 참 피곤하다”고 말했다.

◆코스피 살려낸 ‘동학개미’도 20·30이 주축

 

서울 용산구에 사는 회사원 강모(32)씨는 매일 아침 8시55분만 되면 긴장한다. 9시가 되자마자 모바일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투자한 주식 시세를 본다. 강씨는 “그 전엔 주식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주식은 왠지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이나 하는 것이라 치부했는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변에서 주식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는 친구나 지인이 늘어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강씨는 지난 3월 과감하게 생애 첫 증권 계좌를 텄다. 그는 “주식 거래를 처음 한 이후 하루 일과를 주식 현황 확인으로 시작한다”며 “3시반 장마감까지 업무 중 틈틈이 모바일앱으로 주식 현재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들이 주식 시장에서도 큰손으로 등극하는 모양새다. 특히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가라앉았다가 반등하자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인식이 2030세대에게 퍼지면서 올해 들어 주식거래를 시작한 MZ세대들이 크게 늘어났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올해 초 2935만개에서 4월 말 3127만개로 약 5% 늘어났다. 특히 20~30대 투자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등 2030세대가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증권회사들도 이런 분위기를 읽고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은행을 통해 가입할 경우 중개수수료 무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MZ세대 신규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카카오뱅크와 연동해 모바일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 ‘나무’ 가입을 유치한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신규계좌를 개설한 이들의 연령대를 보면 20대가 42.9%, 30대가 26.4%로 2030세대가 무려 69.3%로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주식시장을 주도하면서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도 유행했다. 코로나19로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약해지자 그 자리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며 지수를 떠받쳤다. 청나라와 조선 군대에 맞서 싸운 동학농민운동을 빗대 만든 표현이다. 2030세대들은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을 시작으로 고수익·고위험의 레버리지 구조화 상품에도 뛰어들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030세대가 주식 투자에 몰리는 것을 그저 일확천금을 노리는 한탕주의로 치부할 순 없다. 이들은 ‘N포세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과 불안정한 일자리, 초저금리 시대에 살고 있다. 2030세대가 주식에 몰리는 것은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일지도 모른다”면서 “이들이 분위기에 편승해 투자에 뛰어들기보다는 다양한 금융교육을 통해 주도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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