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창문을 닫되 최소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를 하도록 권고했다. 바이러스가 포함된 침방울(비말)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는 선풍기는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27일 ‘다중이용시설 등 에어컨 사용 지침’을 마련해 발표했다. 여름철 늘어날 에어컨 사용에 대비해 다중이용시설 상황과 환경을 고려해 새 지침을 발표한 것이다. 코로나19가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만큼 에어컨을 틀면 공기 중에 떠 있던 비말이 바람에 더 멀리 퍼질 우려가 있어 중대본은 주기적인 환기를 강조했다.

환기 시에는 가급적 자연환기를 하고 창문을 개방해 맞통풍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기계환기를 하는 경우에는 외부공기 도입량을 가능한 높게 설정해 최대한 외부공기로 환기하도록 권장했다.
환기가 불가능한 밀폐시설에서는 에어컨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모든 이용자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중대본은 이런 시설은 최소 1일 1회 이상 소독을 실시하고 유증상자 출입 관리를 철저히 해주길 요청했다. 에어컨 필터는 기기 매뉴얼에 따라 적절하게 유지·관리하되 필터 청소나 교체 시에는 마스크와 장갑 등 기본적인 방호조치를 한 뒤 실시해 감염을 방지해야 한다.
바람 세기가 강한 선풍기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에어컨 사용지침을 설명하며 “에어컨 사용 시 실내 공기가 재순환되고 바람으로 인해서 비말이 멀리 확산할 우려가 있으므로 환기와 바람 세기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선풍기를 강하게 틀어놓으면 에어컨 바람은 비록 약하더라도 선풍기 바람에 의해 침방울이 실내에서 널리 확산돼 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며 “선풍기를 같이 틀지 않더라도 에어컨의 바람을 강하게 하는 경우 그 바람으로 인해서 역시 침방울이 실내 공간에서 넓게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에어컨과 선풍기를 몇 단으로 하라는 명확한 지침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물리적인 거리를 감안하고 특히 말을 많이 하는 공간의 경우 비말의 공기 전파를 통해 공간 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히 사용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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