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범죄 꿈꾼 '살인 부부'…경찰, 신상 공개 검토
경기 파주시에서 발생한 50대 여성 A씨 살해사건 범죄의 잔혹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피의자 B씨 부부는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부인이 피해자 A씨의 옷으로 갈아입거나 A씨를 남편의 내연녀로 몰기 위해 거짓으로 범행동기를 입 맞춘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경기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충남 행담도 인근 갯벌 해상에서 머리와 왼쪽 팔 등 시신의 일부가 낚시객에 의해 발견됐다. 지문 감식 결과 시신의 신원은 사흘 전 실종신고된 A씨로 확인됐다.

실종신고 이틀 전 A씨 차량은 경기 파주시 자유로의 갓길에 버려진 채로 방치돼 있었다.
당초 경찰은 지난 16일 A씨가 B씨 부부네 집에 간 것을 확인했지만 이 부부를 용의 선상에 올려야 할지 고심했다.
폐쇄회로(CC)TV 등을 보면 A씨가 B씨 부부네 집에 갔다가 다시 나와 자신의 차량을 자유로에 버리고 홀연히 사라진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이후 경찰이 다각도로 수사한 결과 반전이 있었다.
B씨 부부네 집에 간 사람은 A씨가 맞았으나, 그 집에서 다시 나온 사람은 A씨로 위장한 B씨의 부인 C씨였다.
A씨를 살해한 후 완전범죄를 위해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입은 C씨는 자신이 마치 A씨인 것처럼 집에서 나와 차량을 갖다 버렸다.
경찰이 이들의 속임수를 눈치채지 못했더라면 단순 실종사건으로 종결될 뻔했다.
A씨 부부는 20일 경찰에 긴급체포된 이후에도 거짓 범행동기로 입을 맞췄다. 피해 여성을 남편과 내연관계인 것으로 몰아 치정 범죄인 것처럼 꾸민 것이다.

그러나 거듭된 경찰 조사에서 부부는 내연 관계 문제가 아닌, 부동산 상가 분양 사업을 하면서 생긴 금전 문제로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B씨를 구속하고, 사체유기 혐의로 C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 사실이 소명됐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한 점 등을 고려해 B씨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들의 신상 공개 여부를 오는 29일 검찰 송치 전에 결정할 방침이며, 나머지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파주=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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