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N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확진자 방문장소 공개, 공격적인 접촉자 대상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위험시설로 떠오른 노래방 관리도 강화했다. 고3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한 가운데 지역사회가 위험해지면 학교 안에서의 방역이 소용없어진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21일 낮 12시 기준으로 이태원 관련 확진자는 20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낮 12시보다 10명 증가한 것인데, 모두 기존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의 접촉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클럽 방문자가 95명, 접촉자가 101명이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전파는 주로 노래방, 주점을 통해 이뤄졌다. 전날 0시 기준으로 2차 이상 감염 장소를 보면 노래방 12명, 주점 11명, 직장 11명, 학원 7명, 군부대 5명, 의료기관 3명 등이었다.
이날 인천에서 추가로 확인된 4차 감염도 노래방이 연결고리가 됐다. 인천에서는 돌잔치에서 한 살 아기 등 가족 3명이 감염됐다. 앞서 확진된 택시기사(49)가 프리랜서 사진사로 일한 곳이다. 이 택시기사는 앞서 인천 보습학원 강사의 제자가 다녀간 탑코인노래방에서 감염됐다. 탑코인노래방에서 감염된 인천 고등학생의 아버지도 4차 감염으로 추정된다.

방역 당국은 이 같은 지역사회 코로나19가 학교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지자체는 확진자가 다녀간 시설명을 공개하고 방문자들의 검사를 독려하고 있다. 학원·독서실, 노래방 등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지도 집중 점검했다. 특히 인천시는 코인노래방을 포함한 전체 노래방에 대해 이날부터 6월3일까지 2주간 집합금지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노래연습장 2362개소는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 코인노래방 108개소는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코인노래방에 대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실현 가능한 방역지침을 먼저 만들고, 어렵다면 영업정지 행정명령도 가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태호 중대본 방역총괄반장은 “학교 내에서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 해도 지역사회에서 감염돼 학교로 들어오는 걸 막아야 한다”며 “지역사회 공동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주거지를 무단 이탈한 혐의(감염병예방법)로 지난달 2일 취업비자로 입국한 일본인 A(23)씨를 이날 구속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이 자가격리조치 위반으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