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예정보다 80일이나 늦게 전국 고등학교 3학년 등교 개학이 20일 이뤄진 가운데, 실내 ‘에어컨 가동’을 둘러싼 당국간 지침이 엇박자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고등학교 3학년의 등교 개학을 앞둔 지난 7일 발표한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코로나19 감염 예방 관리 안내(학교방역 가이드라인)’는 코로나19의 비말(침방울) 전파를 막기 위해 일과시간 에어컨 가동 시 학교 건물의 모든 창문을 3분의1 이상 개방토록 권장한다.
마스크 쓴 상태에서 교실 온도 상승 시 땀 닦는 등 얼굴 만지는 횟수가 많아지므로,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전문가들 의견을 반영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었다.
교육부는 학교방역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준수도 강조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학교 내 학생·교직원의 상시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면서, 점심식사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벗도록 허락한다.
반면,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사용하면, 전력 낭비 등 부작용이 큰 만큼 적절히 환기하면서 실내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19일) 진행된 ‘제4차 생활방역위원회 논의 결과’를 전하면서, 창문을 연 채 에어컨을 트는 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잠정적인 결론은 창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을 트는 지침 자체는 조금 과도하다는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어 “환기를 하며 적절히 창문을 연 채로 에어컨 틀기는 전력상의 문제나, 환경파괴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그(감염) 위험도에 비해 너무 지나치게 고비용을 초래하는 행위라는 결론”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나아가 “에어컨 사용수칙을 좀 더 다듬기로 결정했다”며 “관계부처가 모여서 후속 조치를 통해 조만간 지침을 확립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고3을 시작으로 다른 학년의 등교 개학도 추후 예정된 상황에서, 당국의 정확한 지침이 나오기 전까지 모든 영향은 현장의 교사와 학생들이 감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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