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어 가브리엘(할브단 프레이호브, 허형은, 1만4000원)=노르웨이 문학평론가이자 언론인인 할브단 프레이호브가 자폐증 아들에게 쓴 10통의 편지를 담은 에세이다. 프레이호브 아들은 세 살 때 자폐증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증후군을 진단받았다. 그는 아들의 궁금증을 언제나 자세하고 친절하게 풀어주는 자상한 아빠지만, 언젠가 그가 없고 혼자 남겨지게 될 아들이 걱정될 뿐이다. 그래서 그는 아들에게 편지를 남기기로 한다. 자신이 없는 세상에서 아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혜와 용기의 글을 전한다.

검찰외전-다시 검찰의 시간이 온다(강희철, 평사리, 1만5000원)=한겨레신문에서 법조분야를 오랫동안 취재해 온 저자가 온라인에 연재한 기사 ‘법조외전’ 85편 중에서 검찰과 관련된 31편을 새로 엮어냈다. 저자는 문재인정부가 검찰을 불편부당한 정치적 중립 지대로 옮기고 정권 지시로부터 독립한 수사기관으로 재정립하겠다고 밝혔으나 ‘적폐수사’에 과잉 몰입하며 검찰 인사를 위한 독립기구 설치에는 입을 닫았다고 비판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설치돼도 기존 검찰은 여전히 막강하며, ‘대통령의 칼’은 무소불위 공수처, 견제받지 않는 경찰, 여전히 힘센 검찰까지 3개로 늘어날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팀 오브라이언, 이승학, 섬과 달, 1만4000원)=베트남전쟁을 회고한 팀 오브라이언 자전적 소설이다. 1990년 발표 당시 평단 격찬 속에 퓰리처상과 미국도서비평가협회상 후보작에 올랐고 뉴욕타임스, 시카고 트리뷴 등 주요 언론으로부터도 최고 평가를 받았다. 어느 소대원들이 각각 주인공으로 나오는 단편 같은 장들이 모여 큰 이야기를 이루는 연작 스타일 장편이다. 전쟁에서 일어난 모든 일상과 비극을 차분하고 인간적으로 스케치한다. 사실이지만 허구 같고 허구지만 사실 같은 이야기들이 뒤섞여 죽은 자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미래 직업소개소(이스카리 유바, 추성욱, 이음, 1만3000원)=일을 하지 않아도 생계에 지장이 없는 미래 사회가 온다면 사람들은 뭘 하려고 할까. 소설은 이런 엉뚱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자원과 환경 문제가 해결되고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쾌적하고 안전한 세상에서 살게 된 사람들은 정부로부터 생활 기본소득을 받으며 일하지 않고 쓰기만 하는 ‘소비자’가 된다. 이런 세상에서 직업소개소를 찾는 사람은 누구이고, 무슨 사연을 가졌을까. 생물학 연구자인 이스카리 유바 장편소설이다.

레고 북(다니엘 립코위츠, 디자인하우스, 3만원)=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받는 장난감 레고가 조촐한 덴마크의 목공소에서 시작해 세계 최정상의 완구 기업으로 자리 잡기까지 혁신을 이뤄온 레고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 안에 펼쳐진다.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세계에서 가장 히트한 완구 레고의 모든 것을 담았다. 탄생부터 성장, 각종 시리즈, 희귀 화보까지 레고의 살아 있는 역사를 다양한 사진과 그림으로 소개한다. 공장에서 레고 블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블록과 피겨는 어떻게 변천해왔는지, 웹과 영화 등에서 레고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등에 대해 살펴본다.

1932 상하이(강신덕·김성숙, 신북스, 1만5000원)=1932년 4월 29일은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의거가 성공한 날이다. 일본 천황의 생일과 제1차 상하이전쟁 승리를 기념한 행사가 열리던 상하이 훙커우 공원 연단 위에 날아든 폭탄은 일본 고위급 인사들을 저세상으로 보냈고, 침체하던 독립운동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었다. 패배주의에 찌들었던 중국인들은 조선인의 결기에 탄복했고 일본은 조선 독립운동 세력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소설은 이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국제 외교와 스파이전의 중심지였던 상하이의 모습과 관련 인물들의 역정을 그려낸다. 안중근의 동생 공근과 한인애국단의 활약상을 재조명하는 한편, 세계를 뒤흔들 희대의 암살 작전을 준비하는 순간들을 숨 막히게 묘사한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영화를 공부한 강신덕과 김성숙이 함께 영화 시나리오로 집필하다가 사정에 의해 역사소설 형식으로 바꿔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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