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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낚시꾼과 조사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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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철이 찾아왔다. 낚시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집 안에서 컴퓨터 낚시게임만 즐길 것 같지 않다. 지난달부터 날씨가 풀리면서 바다로 나가려는 낚시꾼들이 모여들 조짐을 보인다. 현장에서의 특별한 손맛은 컴퓨터 낚시게임이 대신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낚시 인구는 지난해 기준 850만명, 단순비교로 전 국민 6명 가운데 1명이 낚시 애호가다.

낚시는 인류의 수렵행위에서 시작된 이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여가행위로 정착됐다. 지금은 전문적인 레저 스포츠 단계까지 발전했다.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낚시인들은 탁 트인 바다 풍경에 파도, 바람을 맞으며 답답한 도시에서의 일상을 탈출한다. 언제 어떤 고기와 조우할지 기대감으로 가득 찬다. 이때 낚시인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낚싯배 선장의 고심은 깊어진다. 고기가 조류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배는 쫓아갈 수밖에 없다. 고기가 모이는 좋은 포인트를 찾으려고 더 먼 곳을 찾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고기는 파도가 무섭게 일렁이는 바다에서 더 많이 잡을 수 있다.

낚싯배는 파도 앞에서 일엽편주에 불과하다. 하지만 좋아하는 낚시를 ‘한 번으로 끝낼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꾼은 생각한다. 아무리 그래도 월척을 자기 생명과 바꾸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게 낚시 철마다 되풀이되는 낚싯배와 낚시인들에 대한 안전 강조다.

2015년 제주 추자도 해상에서 21명이 승선한 낚시어선 돌고래호가 기상 악화로 전복되어 11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다. 최근 3년간 낚싯배 사고로 38명이 사망했으며, 바닷가 방파제 등에서 낚시하던 중 파도에 휩쓸려 사망한 사람도 지난해만 17명이나 되었다. 그들은 가족·친구와 함께 낚시를 즐기기 위해 바다로 나갔지만 안타깝게도 불행한 일을 겪었다.

방파제나 해안에서 낚시하다 사고를 당한 경우 90% 이상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런 안타까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구명조끼 착용, 승선 신고, 조업구역 제한 등 다양한 안전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낚시꾼이나 선장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변덕스러운 바다 환경을 인식하지 못하는 낚시꾼들은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전불감증이 앞서게 된다.

일부 낚시인들이 낚싯배 출항 제한과 구명설비 등 강화된 법규와 단속활동에 불만을 표출한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낚시면허제, 낚시객 출입제한, 쓰레기 치우기 등 우리나라보다 더 다양하고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인정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전문 낚시꾼을 조사(釣士)라고 불렀다. 스스로 규율을 지키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우선하는 낚시 신사를 의미한다. 전문낚시인들은 바다에서 낚시할 때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구명조끼를 착용하며 어린 물고기는 방사하고 적당한 마릿수만 포획하는 등 스스로 질서를 지켜 품격 있는 낚시문화를 만들어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심각 단계이지만 낚싯배 출항 척수는 4월 말 기준 14만여 척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본격 낚시철이 되면 낚시객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바다는 어족 자원의 원천으로 인류가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면서 즐거움과 낭만의 여가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반드시 후대에 물려줘야 할 자산이다. 낚시인들은 바다와 함께 호흡해야 하는 공동 운명체라고 생각해야 한다. 낚시인들 모두 좋은 낚시문화를 이어가는 낚시 신사이길 기대한다.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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