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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푸에르토 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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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 리코!

세계미인대회 방송에서나 가끔 들어보았을 뿐 달나라처럼 멀게 느껴졌다. 그런데 다문화사회인 미국의 언어정책을 공부하면 곧잘 등장한다. 자연스레 ‘푸에르 토리코’가 아니라 ‘푸에르토 리코(Puerto Rico)’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1508년 스페인 정복자에 의해 정착촌이 건설되면서 푸에르토 리코는 역사에 등장하였고 스페인령으로 플랜테이션 농업을 거쳐 중개무역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러나 1898년 미국과 스페인 간의 패권전쟁에서 스페인이 패배한 후 미국령으로 남아 있다. 미국 본토 밖의 자치령이므로 하와이와 비슷할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만 행정편제가 다르다.

조형숙 서원대 교수·다문화 이중언어교육

하와이는 1778년 탐험대에 의해 발견되었고 이후 미국 백인들이 정착하면서 1897년 미국령이 되었다. 1959년에는 미국의 50번째 주로 승격되기에 이르렀다. 언어정책의 측면에서 분석하자면, 하와이 원주민의 언어가 점차 소멸되고 본토와 영어로 소통이 가능할 때 미합중국의 주(state)가 될 수 있었다. 현재 푸에르토 리코는 51번째 주로 승인받고 싶어하지만 미국은 아직 본토와 동등한 자격을 부여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 푸에르토 리코 주민의 대부분이 스페인어를 구사하고 영어로 소통이 어렵기 때문이다.

본토의 일부가 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푸에르토 리코 주민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러나 주민들은 미국자치령이 된 후 미국시민권을 부여받았고 자유롭게 본토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구 유출은 심하다. 400년간의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영향으로 라틴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다.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알래스카 등도 독특한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었지만 영어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단계에 이르렀고 합중국에 편입되었다.

그러나 원주민 문화, 스페인 라틴문화에 이어 앵글로 미국문화까지 섞여 있는 다문화사회인 푸에르토 리코 주민들의 약 90%는 스페인어만 구사할 수 있고 영어로 소통 및 행정처리가 어렵다. 사실 스페인어는 본래 그들의 언어가 아니라 유럽 정복자들의 언어였다. 오랜 역사로 인해 현재 그들은 스페인어에 강한 정체성을 느끼는 동시에 소외와 차별을 겪고 있다. 언어정책 연구자들은 주민의 85∼90%가 영어로 소통이 가능할 때 51번째 주로 미국 본토에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왠지 기시감이 들지 않는가? 현재 제주도는 류큐왕국의 해양문화와 탐라국의 전통에 이어 한국 본토문화가 정복자처럼 유입되어 독특한 문화지형을 보여준다. 언어적 측면에서 제주도 원주민은 제주어를 잃어간다. 젊은 세대는 제주어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사용하지도 않고 인구 유출도 심각하다. 나이든 세대도 제주어와 한국어 두 언어를 구사하므로 본토와 한국어로 소통하고 행정처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제주도 주민의 언어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제주도는 푸에르토 리코를 지나 하와이가 되었다. 흔한 과정일 수 있지만 당연한 과정인지 모를 일이다. 밀양에서 유년을 보내고 부산에서 살다가 사십이 넘어 중부권으로 이주하니 나의 말씨는 자주 도드라진다. 어디이든 언어적 정체성이 소외로 이어지는 일은 드물지 않다. 소수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의 흔한 일상이다. 사실 달나라처럼 먼 것도 아니었다.

 

조형숙 서원대 교수·다문화 이중언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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