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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팔 참사' 트라우마 인도, 가스 누출 관련 LG화학 측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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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5-08 19:00:00 수정 : 2020-05-08 18: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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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1명 숨지고 1000여명 병원 치료 / 현지 당국, 사고 현장 반경 5km 지역에 추가 대피령

최소 11명이 숨진 인도 LG화학 공장 가스누출 사고와 관련해 인도 경찰이 LG화학 측을 입건했다.

 

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 인근 고팔라파트남 경찰은 LG폴리머스 측을 독성물질 관리 소홀,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했다. 비사카파트남에 있는 LG화학 계열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는 전날 오전 스타이렌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해 적어도 11명이 사망했다. 당시 인근 주민 수천 명이 눈 따가움, 호흡 곤란 증세 등을 호소해 1000여 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난 7일(현지시간)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비사카파트남=AP연합뉴스

스타이렌은 플라스틱과 고무 제조에 쓰이는 화학물질인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인도 전역에 6주간 내려졌던 봉쇄령으로 인해 방치되다시피 했던 대형 탱크에서 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경독소인 스타이렌 가스를 흡입하면 몇 분 안에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고농도 가스를 들이마시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가스 누출 사고 이후 인근 주민들이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이 잇달아 포착됐다.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쓰러진 이들 입에서는 하얀 거품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주민들은 7일 새벽 3시30분쯤 톡 쏘는 냄새를 맡고 잠에서 깼다고 말했다. 가스 누출은 7일 오전 8시쯤 멈췄다.

 

주 경찰은 약 800명이 치료를 받고 귀가했으나, 아직 316명이 입원해 있다고 밝혔다. AP는 지방행정관을 인용해 입원한 이들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보도했으나, 일부 언론은 약 20명이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비사카파트남의 당국 관계자는 이날 “어린이 10명을 포함해 22명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인도 소방관들이 지난 7일(현지시간)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 앞에서 산소 실린더를 들고 걸어가고 있다. 비사카파트남=AP연합뉴스

현지 당국이 8일 오전 사고 현장 반경 5㎞ 지역에 추가 대피령을 내리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추가 가스 누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당국은 예방 차원의 조처라고 설명했다. 크리시안 쿠마르 국립재난대응군 대변인은 “추가 누출은 없었다”고 말했다. LG화학 측은 가스탱크 온도가 상승하면 추가 누출이 발생할 우려 때문에 경찰에 주민 대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탱크에 냉각수를 주입하는 등 탱크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1984년 ‘보팔 참사’를 겪었던 국가여서 이번 가스 누출 사고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마디아프라데시주 주도 보팔에 있는 다국적 화학기업 유니언 카바이드 산하 살충제 공장에서 이소시아네이트 메틸가스 등 유독가스 40톤이 누출되는 사고로 최소 4000명이 숨지고 50만명이 다쳤다. 이 사건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로 꼽힌다. 이번 LG화학 계열 공장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비사카파트남도 비슷한 사고가 잦은 것으로 알려진 산업 허브지역이다. 2019년 12월에는 이 지역의 한 제약회사에서 발생한 누출 사고로 2명이 숨졌다.

 

고위직 관료 출신인 EAS 사르마는 보팔 참사를 언급하며 “우리는 과거 실수로부터 하나도 배우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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