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한 촌민이 은행 거래 중 닥칠 위험 등을 우려해 우리돈으로 현금 수억원을 땅에 묻었다가 지폐 훼손으로 25% 상당의 손실을 보게 됐다.
4일 중국 신경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왕(王)모씨가 최근 안후이(安徽)성 쑤이(濉溪)시의 한 은행에 방문해 돈다발을 내밀었다.
그가 들고 온 돈은 총 50만위안(약 8600만원) 상당으로, 거의 썩고 곰팡이가 끼었으며 일부는 만지기만 해도 부서질 정도로 지폐 상태가 부실했다.
왕씨는 은행 직원에게 이처럼 훼손된 지폐가 집에 10여묶음 더 있다면서, 5년 전에 총 200만위안(약 3억5000만원)을 땅에 묻었다고 밝혔다.
왕씨는 이어 “부모님께서 장사 하시는데, 돈 쓰시기를 아까워해 묻었다”며 “은행에 돈을 보관하면 은행카드를 도둑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TV에서 봐 다발로 묶어 마당에 묻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왕씨가 가져온 돈 중 쓸 만한 것을 고르느라 은행 직원들은 야근까지 해야 했다.
하지만 아직 분리하지 못한 80만위안(약 1억4000만원)이 남아있어 은행 측은 보름 안에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왕씨에게 약속했다.
중국 인민은행 파손 지폐 교환 규정에 따르면 액수를 알아볼 수 있고, 75% 이상 상태가 남은 지폐는 전액 새 돈으로 바꿀 수 있다. 50~75% 정도면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화폐 감별기로 훼손 정도를 평가한 은행 측은 왕씨의 손실률을 25%인 50만위안 정도로 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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