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멸의 파우스트(안진태, 열린책들, 4만5000원)=수백 년간 불멸의 서사로 사랑받아 온 괴테의 ‘파우스트’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서다. 괴테의 기존 저작들과 ‘파우스트’의 상호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괴테 사상에 담긴 인문정신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저자 안진태 강릉원주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는 전작 ‘괴테 문학 강의’, ‘괴테 문학의 여성미’ 등을 펴낸 괴테 연구자다. 그는 ‘현대인들은 물질적 만족을 얻고자 악마와 거래한 파우스트의 후예들이다’라는 어느 학자의 말을 인용해 우리 시대를 ‘가치를 상실한 시대’로 규정한다. 정신적 위기에 빠진 현대인들 앞에 문(文)·사(史)·철(哲)을 아우르는 인류의 고전 ‘파우스트’를 제대로 소개한다. ‘파우스트’의 작중 인물과 전개 등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1부와 신비주의, 종교적 개념, 아름다운 여성상 등 작품에 담긴 사상적 배경을 분석한 2부로 구성됐다.

어쩌다 파일럿(정인웅, 루아크, 1만8500원)=현직 민항사 기장이 ‘칵핏’이라 불리는 항공기 조종실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곳의 조종사들은 누구이고 그들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소개한다. 우연한 기회에 공군 조종사가 된 한 청년이 많은 이가 선망하고 신뢰하는 민항사 기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분투기다. 기장의 리더십과 승무원들 사이의 관계 등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하늘 위 세계의 내막과 실제 비행에서 겪은 재미있는 일화들이 나온다. 민항사 기장들이 사용하는 테크닉과 조종사로서의 삶, 특히 민항사 기장으로서 생활과 고민 등 조종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떠오르는 브라질: 변화의 스토리(래리 로터, 곽재성, 후마니타스, 1만9000원)=뉴욕타임스와 뉴스위크의 브라질 특파원 출신 저자가 지은 브라질 개설서다. 지난 500년간 브라질의 역사에 드리운 빛과 어둠을 탐색하고 저자의 실증적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40년간 이 나라가 겪은 변화를 추적한다. 브라질은 광대한 면적만큼이나 다양한 얼굴을 지닌 나라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화려한 해변은 뉴욕의 번화가 못지않은 화려한 패션 부티크들이 즐비하지만, 골판지를 안식처 삼아 웅크리고 앉아있는 거지와 부랑아들의 모습도 풍경의 일부분이다. 하나 브라질은 긍정의 에너지도 갖고 있다. 가난과 우울한 정치적 상황도 꿰뚫고 들어가지 못하는 내면의 세계, 그 중심에는 낙관적인 브라질 정신이 자리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다름 아닌 브라질의 자연적 풍요로움과 경제적 역동성이다. 오늘날 브라질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민주국가이고 여덟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한다. 신흥국 중 중국 다음으로 많은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한다.

서동혜의 화장품Z파일(서동혜, 발견, 1만3000원)=피부과 전문의 서동혜 원장이 20년의 진료 노하우와 10년간 집필한 칼럼 800여편을 정리한 피부 건강 실용서다. 사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피부 상태별 화장, 급격히 빨라진 어린 청소년의 화장품 선택과 주의점, 청소년과 성인여드름이 있는 경우의 올바른 화장품 선택, LED 마스크와 전동브러시 등 최근 유행을 타는 화장 보조 기구에 대한 활용 가이드 등 실용적 정보가 가득하다. 또한 화장품 유통기간, 견본품, 화장품 미니멀 라이프 등의 주제를 통해 환경과 생활 지향적 화장품 활용법을 제시했다. 서 원장은 리프팅, 탄력, 여드름, 모공, 흉터 치료와 관련해 국내외 피부과 학술지에 SCI급 논문 40여 편을 발표했다.

에로스를 위한 청원(시리 허스트베트, 김선형, 뮤진트리, 1만7000원)=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내가 사랑했던 것’의 저자 시리 허스트베트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룬 12편 글을 담았다. 주제가 자신이 성장했던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의 시골이든, 복장도착증이든, 아니면 유명 작가의 소설이든, 인문학자이자 소설가인 허스트베트의 에세이들은 어느 것도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그녀는 늘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을 보고, 그곳에 드리운 빛의 이면을 바라본다. 또 책에서 자신의 분절된 자아에 대해,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그녀를 작가로 다듬어갔는지에 대해 엄중하고 정직하게 써 내려 간다. 또한,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피츠제럴드, 찰스 디킨스, 헨리 제임스의 작품에 관해 흥미로운 통찰과 깊은 이해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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