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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행위 대책 없는 온라인 중간고사… “대리시험” 광고 버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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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23 06:00:00 수정 : 2020-04-22 19: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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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험 딜레마 빠진 대학가 / “A학점 5만원, A+ 10만원 추가”/ “중간고사 같이 보실 분” 모집도 / 부정 우려에 연대 등 과제 대체 / 일부 대학선 교수 재량에 맡겨 / 학생들 “시행 여부도 몰라 답답”

“과거 이 시험에서 A+ 학점을 받았습니다. 보증금 5만원에 A학점 받을 시 5만원, A+를 받을 시 10만원 받고 온라인 중간고사 대리시험 봐 드립니다.”

대학 중간고사 기간을 앞둔 4월 중순, 서울시내 한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돈을 받고 대리시험을 봐준다는 글이 공공연히 올라왔다. 보증금을 먼저 받고 고득점에 성공할 경우 추가보수를 받겠다거나 ‘동문 할인’으로 싸게 대리시험을 봐주겠다는 내용의 글들이 한때 올라왔고,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지금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대학이 온라인 강의로 1학기 개강을 한 지 한 달을 넘긴 22일 중간고사 기간에 접어든 대학가에서 커닝 우려 등의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온라인 강의 상태로 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한 일부 대학은 일찌감치 중간고사 폐지를 결정했다. 연세대는 3월 말 서울 주요 대학 중 처음으로 중간고사를 보지 않기로 결정했다. 뒤를 이어 성균관대, 서강대 등도 중간고사를 보지 않고 과제물 등으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문제는 온라인 시험을 허용하거나 교수 재량에 시험 여부를 맡긴 대학들이다. 온라인 시험의 경우 오프라인 시험에 비해 통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정행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부정행위를 방지할 방법으로 제시된 ‘오픈 북’ 형식도 여럿이 힘을 합쳐 시험을 치를 경우 이를 막을 도리가 없다.

실제로 이달 중순 한양대 온라인 학생 커뮤니티에는 ‘중간고사 같이 보실 분들 모집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미 7명이 모였고 고학점 학생 5명을 더 모집한다는 내용의 해당 글에는 2~3명당 한 문제씩을 담당해 풀이 후 답변을 공유하겠다는 구체적인 부정행위 계획까지 적혀 있었다.

 

이처럼 부정행위를 모의하는 글이 줄을 이으면서 학생들의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양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25)씨는 “일부 실험과목 시험에서는 이미 부정행위가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대리시험이나 여럿이 모여 도와가며 시험 보는 식의 부정행위가 진짜 일어난다면 공정하게 시험 보는 학생들만 바보가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학생들의 우려가 불식될 수 있도록 학교 측이 서둘러 부정행위 예방 방안을 내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험 시행 여부를 교수 재량에 맡긴 대학에서는 상당수 수업에서 시험 여부와 방식이 결정되지 않아 학생들이 혼란을 호소하기도 했다.

대학 2학년생인 조모(20)씨는 “이번 학기 6과목을 듣는데 그중 4과목이 아직 중간고사를 어떻게 할지 공지가 없다”며 “만일 오프라인 시험이 가능하다면 오프라인 시험으로 보겠다고 얘기한 수업도 있었는데 구체적인 안내는 아직 없다. 시험이든 과제 대체든 결정이 돼야 준비를 할 텐데 교수님들도 학교도 너무 무책임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 측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중간고사 시행 여부를 교수 재량에 맡긴 한 대학 관계자는 “시험 시행 여부와 형식 등을 결정하는 교수님들께 부정행위와 관련한 여러 지침을 안내드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정행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학교 측도 고민을 계속하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학생들의 양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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