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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의 단독 과반… 코로나가 정권심판론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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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16 02:54:13 수정 : 2020-04-16 02: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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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4연승, 투표율 66.2% / 책임감 느끼고 오만 경계해야 / 야당과 대화·협력 적극 나서길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20.04.15. photo@newsis.com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더시민)과 함께 압승을 거뒀다. 지상파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와 어젯밤 개표 상황에 비추어 민주당·더시민은 여유 있게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까지 ‘4연승’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통상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한 대통령 임기 중반 총선에서 여당이 크게 승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투표율도 66.2%로 2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수도권 민심 이반’ 등으로 불안감을 보이던 민주당이 압승한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첫손에 꼽힌다. 코로나19 대응 초기에는 마스크 수급 대란 등 혼선이 이어졌지만 확진자 증가세가 잦아들자 세계적 모범 사례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정권 심판론을 포함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 민주당이 총선 핵심 메시지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주효했다.

 

반면 야당은 대안세력으로서의 역할과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공천 파동 등으로 자충수를 뒀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야당이 ‘비판을 위한 비판’에만 집중한다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유권자들은 통합당이 개혁과 쇄신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 중도세력을 아우르는 보수의 중심으로 거듭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통합당은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문재인정부 출범 후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민주당을 앞서지 못했다. 선거 막판의 일부 후보 막말 파문은 중도층 표심이 떨어져나가는 변곡점이 됐다.

 

제3지대 ‘바람’은 잠잠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의 코로나19 자원봉사 이후 지지율이 급등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민생당으로 통합했지만 ‘몸집 불리기’ 이상의 효과를 얻지 못하고 몰락했다. 선거법 개정의 최대 피해자가 된 정의당은 막판 상승세를 선거 결과로 연결시키는 데 실패했다.

 

민주당·더시민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 동안 국회의 지원을 받아 정부 정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핵심 공약인 ‘사법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7월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여권 성향의 공수처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친문 진영의 입지는 더 탄탄해지고, 차기 원내대표, 당 대표 선거는 물론 대선후보 경선까지 ‘문심(文心) 잡기 경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통합당 등 보수 야권은 고난의 행군이 예상된다. 범여권의 질주를 제어할 수단을 잃고 21대 국회 내내 여권에 끌려다니게 됐다. 통합당은 총선 참패 책임론 등으로 극심한 내부 갈등에 빨려들어갈 수도 있다. 황교안 대표가 지역구에서 패함에 따라 ‘리더십 부재’ 속에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무거운 책임감도 느껴야 한다. 오만과 독선은 금물이다. 코로나19에서 비롯된 국가적 위기가 아니었다면 압승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민심은 겸손하고 유능한 의회 권력을 행사해 달라는 것이다. 과거 열린우리당의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2004년 총선에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단독 과반 의석을 얻어 승리에 취했고, 무리한 입법 시도와 당내 계파싸움으로 자멸의 길을 걸었다. 통합당을 위시한 보수 정당들은 통절한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반공·반북 일변도의 냉전적 사고와 결별하지 않는 한 미래가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는 부자 정당 이미지를 벗는 것도 과제다.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된 데다 무능 정치의 전형을 보여 주었다. ‘동물국회’를 재현하며 당리당략에만 매몰된 채 임기와 세비를 허비했다. 21대 국회의 앞날도 순탄하지 않다. 그래서 다시 강조돼야 할 게 대화와 타협이다. 그것이 의회정치의 기본이다. 민주당은 다수의 힘을 내세우기보다는 다른 야당들과 함께 협치에 힘써야 한다.

 

4·15 총선 이후 정치권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제·사회 등 다방면의 위기가 몰아치고 있는 지금 국회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국가 차원의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여야는 21대 국회 개원 전이라도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들의 요구에 응답하길 바란다. 그것이 국민들이 표를 통해 정치권에 던진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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