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하철 1호선 급행열차가 출근시간대 탈선해 일부 열차가 지연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다른 역에서는 30대 남성이 투신해 사망하는 등 열차 사고가 잇따랐다.
14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8분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신길역 사이에서 용산행 급행 전동열차가 탈선했다. 사고는 신길역에서 약 300 떨어진 지점을 달리던 열차의 첫째 칸과 둘째 칸이 궤도에서 벗어나면서 벌어졌다. 사고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100여명은 직원 안내를 받아 철로를 따라 신길역으로 걸어서 이동해 뒤따라오는 일반 전동열차에 옮겨 탔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1호선 열차 운행이 일부 중단되거나 지연돼 출근길 시민들이 급하게 버스로 갈아타는 등 혼란을 겪었다. 인천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던 오모(29)씨는 “급행을 탔다가 사고 방송을 듣고 중간에 내려 일반열차로 갈아타려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못 탔다”며 “택시도 안 잡혀 결국 걸어서 버스정류장에 가서야 겨우 탔다. 왜 이렇게 1호선은 자주 사고가 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하철 1호선에서는 지난 2월14일 구로역 선로보수작업 중 정비차량이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일어나 운행이 지연됐고, 같은 달 27일에는 부천역에서 중동역 사이 선로에서 행인이 전동차에 치여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이날 복구작업은 사고 발생 후 10시간가량 지난 오후 4시29분쯤 마무리됐다. 코레일은 탈선한 열차 2량을 분리한 뒤 인근 역에 대기 중인 크레인 2대를 투입해 선로 위로 들어내는 식으로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발생 즉시 사고수습대책본부를 설치하고 100여명의 직원과 장비를 동원해 복구를 완료했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열차 운행 중단·지연으로 출근길에 발이 묶인 승객들은 지연증명서를 발급받기도 했다. 이날처럼 지하철 지연으로 인한 각종 증명이 필요할 경우 서울교통공사·코레일 홈페이지나 하차하는 지하철 역사에서 직접 날짜별 지하철 지연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역에서는 선로에 뛰어든 3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14분쯤 1호선 도봉구 창동역 인천방향 승강장에서 A(39)씨가 선로에 뛰어들어 진입 중이던 열차와 부딪쳐 그 자리에서 숨졌다. 현장에는 소방대원 30여명이 출동해 11시26분쯤 수습작업을 마쳤다. 1호선 창동역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다.
경찰은 ‘열차가 들어오자 남성이 스스로 뛰어들었다’는 사고 당시 반대편 승강장에 있던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사고 현장 수습 직후 다른 열차가 승객들을 태운 후 열차는 정상 운행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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