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에서 공연한 뒤 자체 자가격리를 실시한 국립발레단의 지침을 어기고 여자 친구와 몰래 일본 여행을 갔다가 해고된 발레리노 나대한(사진)이 ‘해고가 부당하다’며 재심을 청구했으나 결과 발표는 미뤄지고 있단 소식이 전해졌다.
나대한은 13일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리고 심경을 전했다. 일단 대중을 향해 진심어린 사과의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사려깊지 못한 행동으로 모든 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번 국립발레단 자체 자가격리 기간 중 일본을 다녀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함으로써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은 사과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가적인 엄중한 위기 상황에도 국립발레단원으로서 신분을 망각한 채 경솔한 행동이었음을 인정한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앞서 나대한은 지난 2월 27∼28일 1박2일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앞서 2월14일부터 이틀 동안 대구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 국립발레단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24일부터 3월1일까지 1주일간 자체적인 자가 격리를 결정하고 모든 단원에게 외부 일정까지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나대한이 이를 어긴 데 나아가 여행 사진을 자랑하듯 SNS에 올려 물의를 빚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은 크게 공분했고 나대한에을 징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국립발레단은 지난달 16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나대한에 해고 처분을 내렸다. 발레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역시 자가격리 조치를 어긴 이재우와 김희현에 대해선 각각 정직 1개월과 3개월의 처분이 내려졌다. 징계는 낮은 순으로 ▲경고 ▲견책 ▲감봉 ▲ 정직 ▲해고 순으로 내려진다.
나대한은 지난달 27일 “해고가 부당하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국립발레단 규정에 따르면 징계위 징계를 받은 단원은 14일 이내 재심을 신청할 수 있는데, 나대한은 변호사를 선임해 절차를 밟았다.
발레단은 재심 징계위원회를 열었으나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 않다. 재심은 신청 후 10일 내 열려야 한다.
국립발레단 측은 재심 결과가 나오지 않는 데 대해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발레단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데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 “여러 모로 심사숙고 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국민일보 측에 밝혔다.
앞서 나대한은 2018년 무용수들의 연애를 다룬 Mnet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썸바디’에 출연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국립발레단에선 2019년 정단원이 됐다. 솔로가 아닌 집단으로 무대에 서는 코르드 발레단원 중 한 명이다.
다음은 나대한의 사과문 전문.
나대한입니다.
먼저 사려깊지 못한 행동으로 모든 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번 국립발레단 자체 자가격리 기간 중 일본을 다녀오고 SNS에 게재함으로써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은 사과 말씀 드립니다.
국가적인 엄중한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립발레단원으로서 신분을 망각한 채 경솔한 행동이었음을 인정합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많은 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장혜원 온라인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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