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희성(본명 최휘성·38·사진)이 지난 2일 서울 광진구 소재 상가 화장실에서 수면 유도마취제를 투약한 뒤 쓰러진 채 발견돼 경찰 조사를 받고 다시 귀가했다. 현장에서는 약물과 주사기 등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휘성은 지난달 31일에도 송파구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수면 유도마취제를 주사기로 투약한 뒤 쓰러져 발견된 적 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에 이어 이에도 마약류 투약 여부를 위한 소변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판단돼 일단 그를 귀가시켰다. 휘성이 사용한 약물이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조사 후 그를 돌려보냈다는 전언이다. 다만 경찰은 그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과 비슷한 형태의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마약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지난 3일 SBS는 전날 오후 9시15분쯤 경찰이 “마약을 투약한 것 같은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광진구의 한 상가 화장실로 출동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휘성으로 그의 주변엔 주사기와 수면 유도마취제가 담긴 유리병이 함께 발견됐다.
건물 1층에서 발견된 그는 경찰에 연행됐다.
휘성이 투약한 수면 유도마취제는 마약류는 아니지만 프로포폴과 비슷한 효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우유 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은 수면에 이르는 시간이 1~2분으로 짧고, 회복이 빨라 전신 마취가 아닌 간단한 수술이나 내시경 검사 등에 사용된다.
과거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류관리과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프로포폴의 효과에 대해 “중독성은 없지만 마약처럼 기분이 좋은 환각 효과를 나타내 계속 투약하게 되는 의존성이 높다”고 설명한 적 있다.
경찰은 휘성이 지난 2일에도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찾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약물 구매경로를 조사하고 있으며, 휘성에서 검체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 투약 여부에 대한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도 그는 송파구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비닐 봉지와 주사기 여러 개, 액체가 담긴 병 등과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휘성을 대상으로 마약류 투약 여부를 파악하고자 소변검사를 했으나 결과는 음성이었다.
이에 휘성은 지난 2일과 지난달 31일 두 번 모두 경찰에서 조사만 받고 풀려났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마약 투약 혐의는 어떤 마약류를 투약했느냐에 따라 권고 형량이 달라진다. 현행 법에 규정된 마약류는 양귀비, 아편, 코카인 등의 마약과 필로폰, 엑스터시 등의 향정신성 의약품, 그리고 대마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휘성의 소속사 리얼슬로우컴퍼니 측은 최근 그가 부친상을 당했으며 지인의 연이은 사망 등에 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놨다.
또한 휘성이 현재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와 입원 치료 등을 병행하고 있으며, 이번 논란에 따른 팬들의 우려에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사과도 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지난해 12월 마약 관련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가 마약류를 구매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이 마약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언론에 “마약 투약 혐의 단서는 포착했으나 아직 당사자를 상대로 조사하지 않은 상태”라며 “조만간 휘성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휘성은 2013년에도 프로포폴 상습 불법 투약 혐의를 받아 군 검찰에서 2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4월 리얼슬로우컴퍼니 측은 “당시 군 검찰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고, 병원 치료 목적에 따라 의사 처방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증명돼 혐의를 벗었다”며 “수면제 복용과 관련해서도 조사를 받았으나 이 역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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