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일 전국 고3·중3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진행하는 가운데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기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학생이 2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3일 오후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 회의’를 진행하고 가진 브리핑에서 “IT기기 미보유 학생은 지난달 31일까지 1차 조사를 한 결과 22만3000여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담임교사나 학교 사정에 따른 누락 가능성을 고려해 이날까지 2차 조사를 진행한 만큼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일단 교육부는 자체 물량과 함께 학교, 시·도교육청 보유분과 기업 기증 물량을 더하면 온라인 개학 전까지 IT기기 수요에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교육부가 파악한 전국 대여 가능 IT기기는 31만6000대다. 다만 박 차관은 “대여 신청 대비 보유 수량이 적은 지역이 있긴 한데, 서울이 특히 그렇다”면서 “이 경우 지자체 지원금으로 신속히 지원하거나 대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인구총조사용으로 활용하는 태블릿PC 1만대도 협조를 받아 부족한 곳에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저소득층인 교육급여자 우선으로 IT기기를 대여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남은 물량을 감안해 학교장이 다자녀, 조손가정, 한부모 등 교육여건에 따라 대여한다. 데스크톱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중 하나라도 있다면 원칙적으로 대여 대상이 아니다. 박 차관은 “스마트폰이 있는 가구는 태블릿PC를 원할 거고, 또 태블릿PC만 있는 사람은 노트북을 원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기에 대여 기준을 엄격하게 세웠다”고 말했다. 당장 9일 온라인 개학하는 고3·중3의 경우 7일까지,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오는 13일까지 기기 대여를 마칠 예정이다. 교사들이 원격수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 외부 회의, 연수, 출장 요청 등 업무도 제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오는 20일 온라인 개학할 예정인 초등학교 저학년 원격수업 방식에 대해 다음주 중 발표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저학년은) EBS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도록 하거나 학교에서 놀이꾸러미 같은 과제물을 가정에 보내 활동하도록 하고 교사가 보호자와 상담하는 체제를 갖추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교육청은 우편으로 학습자료를 보내는 등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교육을 이미 진행 중이다.

최근 교육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4월 말 분산 등교’ 방안과 관련해서는 “기대 섞인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그 시기가 유동적이란 점을 강조했다. 온라인 개학 방침이 정해졌지만 중간·기말고사의 경우 등교해 치러야 하는 만큼 오전·오후반이나 3부제 등교를 추진할 수 있다고 교육부는 그간 설명해왔다. 박 차관은 “분산 등교는 현재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 4월 말이 될지, 더 당겨질지, 5월 초가 될지는 감염병 확산 상황을 보고 방역당국과 논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전날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인 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이달 24일 고3 학생을 등교시켜 치르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결국 시행일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 방역당국과 협의해 최종 확정할 사안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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