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트 에이브럼스(사진) 주한미군 사령관이 ‘김칫국 마시다’라는 게시물을 리트윗해 논란이 일자, 주한미군 측은 “김치를 즐겨 먹기 때문”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3일 “그의 트윗은 순수한(악의가 없는) 것으로 특히 그가 한국문화를 존중하고, 김치를 즐겨 먹기 때문에 어떤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령부는 “에이브럼스 장군은 대한민국 정부나 합참, 그리고 연합사와의 회의나 대화 시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한국어 구문과 은유를 배우고 있다. 이는 그의 통역관이 번역시에 놓칠 수 있는 미국의 구문을 사용하는 대신 한국 문화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사한 표현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라는 설명도 곁들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알이 부화하기 전에 닭의 수를 세지 말라’는 미국 표현과 같은 한국식 표현이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면서 ‘김칫국 마시다’라는 문장을 영어로 소개하는 이미지 한 장을 공유했다.

하지만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잠정 타결될 것이라는 국내 언론 보도가 잇따른 뒤, 이날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고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우리 정부가 너무 성급히 판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던 터였다.
이에 협상의 당사자나 다름없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우리 정부를 ‘김치국을 마셨다’라고 비꼰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 1일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한국인 근로자들을 향해 “오늘은 우리에게는 유감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가슴 아픈 날”이라며 하루빨리 협상이 완료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띄우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 그룹을 일컫는 ‘네오콘(neo-conservatives)’에 속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인권 담당 국무부 차관보를 지냈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는 특별보좌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논란이 한창이던 작년 11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소미아가 없으면 우리(한·미·일 3국)가 그만큼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잘못 보낼 위험성이 있다”고 우리 정부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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