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일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 여파가 제주에까지 번질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7일 제주를 여행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 A(40·여)씨가 10일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도내 이동 동선 조사 등 긴급 역학조사와 방역 조치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제주도는 A씨가 제주 방문 당시에는 증상이 없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감염 후 무증상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도는 10일 서울 동작구보건소에게서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가 지난 7일 제주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동작구보건소는 A씨가 지난 4일부터 기침과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고 제주도에 알렸다.
하지만, 제주도는 10일 밤 A씨와의 통화에서 ‘10일 확진 판정일까지 증상이 없었다’라는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제주도 역학조사관은 “A씨의 진술과 CC(폐쇄회로)TV 등의 분석을 통해 A씨가 이동 중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항 등 실내에서 반소매 차림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발열 등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일 서울 구로구에서 콜센터 동료 직원의 확진 판정에 따라 검체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통보받고, 9일 동작구에서 검사를 진행했다. A씨는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6일 구로구 콜센터를 퇴사하고 이튿날인 7일 휴식 차 제주를 혼자 방문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퇴사 당일 구로구 콜센터 첫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오전 8시 45분쯤 김포공항에서 제주행 아시아나 항공 OZ8915편을 이용해 일행 없이 혼자 제주를 방문했다.
제주에 도착한 뒤 공항에서 버스(466번)를 타고 제주시 버스터미널 인근 제주기사정식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어 A씨는 오전 11시 24쯤 제주버스터미널에서 버스(201번)를 타고 서귀포시 성산포 광치기해변으로 이동했다. 이어 오후 1시 32분쯤 광치기해변에서 버스(201번)를 타고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동성동으로 이동, 유치꽃밭에 들렀다. 이어 오후 2시 25분쯤 동성동에서 버스(201번)를 타고 함덕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오후 2시 50분쯤 유드림마트 함덕점과 포엠하우스 펜션을 차례로 들렀다. 펜션에서 3시간30분 동안 머물렀다.
A씨는 오후 6시 33분쯤 인근에 있는 GS25 함덕골든튤립점에서 간단히 식사한 뒤 버스(311번)를 타고 화북 남문을 경유, 제주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까지는 331번 버스를 이용했다.
이어 오후 9시 10분쯤 김포행 아시아나항공 OZ8996편을 타고 서울로 갔다.
제주에 10시간 넘게 머물다 서울로 돌아간 A씨는 사흘 뒤인 10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는 지난 10일 밤부터 11일까지 A씨의 동선 5곳을 방역 소독하고, 제주행 항공기 승무원과 승객, 식당·펜션·편의점·버스 기사 등 접촉자 33명을 격리 조치했다.
도는 버스 내 접촉자를 확인하고 있으며, 서울행 비행기 승무원과 승객 명단은 동작구보건소에 전달했다.
도는 A씨의 동선을 재난 안전문자,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 공개하고, 도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함께 의심 증세가 있으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국번 없이 1339) 또는 관할 보건소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11일 현재 제주 확진 환자는 4명(1명 격리해제, 3명 격리 중)으로, 이들 모두 대구를 방문한 이력이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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