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항이 위치한 인천 중구 영종도에 종합병원 건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동인구가 하루 30만명에 육박하는 데다, 코로나19처럼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에 의한 감염병 노출 위험이 상존하지만 응급상황 발생 시 속수무책인 때문이다.
1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영종국제도시 내 사회재난(해외 감염병 방역체계, 항공재난 대비 등) 예방을 위한 비상대응 인프라는 열악한 실정이다.
영종지역 상주인구는 꾸준히 늘어 현재 9만명에 이른다. 향후 19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인 데다, 복합리조트가 3곳 이상 개장하고, 제4활주로 등 앵커시설이 확충되면 유동인구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의료기관은 40여곳에 불과하고 그나마 종합병원은 한 곳도 없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영종국제병원도 37병상으로 가장 규모가 크지만 응급실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헬기 등을 이용해 서구 가톨릭 국제성모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관내 국가지정입원치료병원이자 가장 가까운 인하대병원까지는 차량으로 30∼40분이 걸린다.
이런 이유로 중구는 정부에 영종도를 응급의료 취약지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제외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대안으로 최근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 건립 최적화 방안’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9월까지 진행되는 용역은 적정한 병상 수와 진료과목, 응급의료체계 구축, 발전방안 제시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경제청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보유지인 중구 운남동 하늘도시 일원 10만5000㎡를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인천시도 영종도 내 국립종합병원 건립을 위해 국회에 협조를 요구한 상태다. 국립중앙의료원 분원 설치를 골자로 한 법령 개정이 대표적이다.
시 관계자는 “해외 유수의 공항도시는 항공재난에 대비해 인근 10㎞ 이내 응급의료설비를 갖춘 종합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국제 관문을 자처하는 영종국제도시에 종합병원이 없다는 것은 방역망에 큰 구멍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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