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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 여덟번째 시즌 킹스스피치 등 다섯작품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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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3-11 03:25:00 수정 : 2020-03-10 21: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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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수장이 말을 더듬는 언어 장애를 극복하며 지도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 ‘킹스 스피치(2010년)’는 애초 희곡으로 쓰인 작품이 영화로 먼저 만들어졌다. 아카데미 각본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작품상까지 수상한 명작은 2012년에야 영국에서 연극으로 초연됐다. 한계를 극복하는 인간의 위대함과 책임의 무게를 그린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작가 지이선이 각색으로 참여하고 연출가 김동연이 연출을 맡아 올 11월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개막된다.

 

대학로 흥행보증수표인 연극열전이 오는 5월 첫번째 작품 ‘렁스(LUNGS)’부터 마지막 작품 ‘킹스 스피치’까지 총 다섯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2004년 첫 시즌 이후 매년 명확한 컨셉과 도전정신으로 우리나라 연극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연극 대중화의 가능성을 연 연극열전은 그동안 완성도 높은 현대 명작을 무대에 올렸다.

 

특히 올해는 라이선스 초연작 5개 작품을 연이어 선보인다. 첫 작품 ‘렁스’는 영국 작가 던컨 맥밀란 작품으로 2011년 초연 이후 세계 곳곳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두 남녀의 사랑과 인생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사회,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대화로 이어지는 2인극이다. 한 연인이 겪어내는 장대한 시간을 무대장치나 소품, 조명, 의상 등 미장센의 변화 대신 두 배우 연기로 채운다. 개인의 선택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고 그 어떤 상황에도 결국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높아지고, 의식 있는 소비가 화두로 떠오른 오늘날 더 유효하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 ‘마우스피스(MOUTHPIECE)’는 2018년 영국 에든버러에서 초연된 최신작이다.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환경적 제약으로 이를 펼칠 수 없는 ‘데클란’과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작가 ‘리비’의 만남을 그린다. 극 중 인물 사이에 진행중인 이야기와 그것을 소재로 쓰인 작품이 관객에게 동시에 전달되는 ‘극중극’ 형식의 작품이다. 관객은 ‘리비’가 쓰고 있는 작품을 보면서 동시에 작품의 소재로 이용된 ‘데클란’의 삶과 선택을 보게 된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작품은 계층간 문화 격차와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효과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면서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다룰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 예술 작품의 진정성은 누가 정하는지,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예술은 어떤 책임을 갖는지 그리고 연극을 ‘본다’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다.

 

세 번째 작품 ‘네이처 오브 포겟팅(THE NATURE OF FORGETTING)’은 주요 오리지널 창작진과 한국 배우 및 연주자 협업으로 공연된다. 기억이 사라지는 순간에도 영원히 남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아름다운 여정을 2인조 라이브 밴드의 선율과 역동적인 몸의 언어로 그려낸다. 2019년 초청공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네 번째 작품 ‘아들(LE FILS)’은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대표작 ‘가족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 명동예술극장에서 박근형, 윤소정 주연의 ‘아버지’, ‘어머니’가 공연된 바 있다. 노인성 치매에 초점을 맞춘 ‘아버지’, 중년의 불안감을 그린 ‘어머니’에 이어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담았다는 ‘아들’은 사춘기 청소년의 불안과 우울을 화두로 던진다.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들로 우리 삶의 단면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 올린 듯한 사실성은, 비일상적인 충격이 얼마나 갑작스럽게 우리를 덮치는지 깨닫게 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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