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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정재원 마침내 정상 우뚝… ‘페이스메이커’ 한 풀었다

입력 : 2020-03-09 20:55:53 수정 : 2020-03-09 20: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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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U 월드컵 6차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우승 / 평창동계올림픽 이승훈 金 조력 / 대회 후 희생양 논란 휩싸이기도 / 막판 무서운 뒷심 대역전극 펼쳐 / 성인 국제무대서 첫 금메달 감격 / 세계랭킹 3위로 올시즌 마무리 / 2022년 베이징올림픽 기대감 키워
정재원이 9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ISU 6차 월드컵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포효하고 있다. ISU 제공

정재원(19·서울시청)은 만만치 않은 국제적 성과를 거둬 온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뜻깊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17세 때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에서 이승훈(32·대한항공), 김민석(21·성남시청)과 호흡을 맞춰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것. 그러나 정작 올림픽 당시에는 메달리스트보다는 ‘페이스메이커’로 더 알려졌다. 당시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 나서 레이스 초반 다른 국가의 경쟁자들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고, 덕분에 함께 출전한 이승훈이 한국이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유일한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대회 후 이때의 희생이 뜻하지 않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재원이 충분한 실력을 갖췄음에도 대표팀 전략에 따라 메달에 도전하는 대신 페이스메이커로 소모됐다는 여론이 일면서 예상치 않은 시선을 다시 한 번 받았고, 이 과정에서 ‘페이스메이커’의 대명사로 이미지가 더 굳혀졌다.

정재원이 세계무대에서 스스로 정상에 서며 마침내 ‘페이스메이커’의 굴레를 벗어던졌다. 그는 9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극적인 대역전극을 보여주며 7분47초06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스프린트포인트 60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정재원은 우여곡절이 많았던 올림픽 이후 2018∼2019 세계선수권 남자 매스스타트 동메달과 두 개의 월드컵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추가했지만 한 번도 성인무대 국제대회 정상에 서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꾸준히 도전하면서 크게 성장했고, 결국 이날 저력을 발휘했다. 레이스 중반까지 중위권에 머물던 장재원은 3바퀴를 남기고 네덜란드의 장거리 전설 요릿 베르흐스마(34)가 선두로 치고 나가자 같이 튀어나와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3위까지 올라갔다. 이후 체력이 떨어진 베르흐스마를 제친 뒤 바르트 스빙스(29·벨기에), 조이 맨티아(34·미국)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여 끝내 가장 먼저 결승선을 넘어섰다. 2위 스빙스와의 차이는 불과 0.06초. 오랫동안 ‘페이스메이커’로만 기억됐던 정재원은 어느새 세계 정상권 경쟁자들과의 치열한 마지막 승부도 이겨내는 선수가 돼 있었다.

지난해 11월 1차 월드컵 은메달에 이어 마지막 대회에서 자신의 성인 국제무대 첫 금메달을 만들어낸 정재원은 2019∼2020시즌 월드컵 랭킹도 훌쩍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포인트 180점을 얻어 최종 포인트 462점을 기록해 스빙스, 맨티아에 이어 세계랭킹 3위로 올 시즌 월드컵 매스스타트 무대를 마무리했다. 20세 나이에 세계 ‘빅3‘로 자리매김하며 2년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동계올림픽의 기대감도 함께 키웠다.

한편, 이승훈이 징계로 대표팀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정재원과 함께 남자 매스스타트를 이끌어온 엄천호(28·스포츠토토)는 이날 5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는 랭킹 포인트 80점을 추가해 430점을 만들며 정재원에 이어 4위로 시즌을 끝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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