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주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렌터카 휴차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경보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한 지난달 23일부터 7일까지 입도한 내국인은 21만4896명으로 작년(43만5178명) 대비 50.6% 줄었다. 지난 7일 하루 입도객은 1만6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절반 줄었다. 관광객 급감으로 렌터카와 전세버스 휴차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도내 대여사업체 휴차 신청 물량은 4일 기준 1280대에 달한다.
특히 전세버스는 도내 전체 등록 대수 1882대 중 33.4%(630대)가 휴차 신청한 상태다. 렌터카는 650대가 휴차 신청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제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차량 번호판과 등록증을 들고 휴차 신청을 위해 도청을 방문하는 발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차량 번호판을 떼고 제주도에 휴차 신청을 할 경우 렌터카 공제조합에서 보험료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과거 경영이 어려워진 업체가 일부 차량만 휴차 신청을 한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신청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일부 렌터카 업체는 하루 대여료 1만원 미만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이용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강동훈 제주도자동차대여사업조합 이사장은 “렌터카 예약률 작년 대비 15∼2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다”며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조차 어려워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은 전세버스 업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제주도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최근 전세버스 가동률은 1%에 불과하다.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보유 차량 중 10%는 운영됐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예약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3월로 접어들었지만, 오히려 예약 취소 문의만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경영이 악화하면서 차량 번호판을 뜯어내고 휴차 신청을 하는 렌터카·전세버스 업체가 늘고 있다.
이들 업계는 차량 가동률이 큰 폭으로 내린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비용을 줄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 업계에 따르면 차량 매입 시점과 종류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대당 매달 10만원가량의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렌터카 업체로 등록하기 위한 최소 차량 대수인 100대만 보유하고 있어도 한 달에 1000만원가량을 보험료로 지출하게 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렌터카와 전세버스 운용률이 급감하자 관련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 수리업체는 특히 사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렌터카 운행이 감소하면서 일감이 반 토막 났다.
실제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제주지역 2월 렌터카 사고 건수(부상자)는 24건(36명)으로 작년 45건(74명)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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