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의 전신 격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전 대표가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공천심사에서 탈락했다. 홍 전 대표는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서울 강북 험지 출마를 권유에도 고향인 경남 양산을 출마를 고수한 바 있다. 홍 전 대표 외에도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와 국회부의장 출신인 5선의 이주영 의원 등 부산·경남(PK) 지역구 통합당 거물들이 모두 ‘컷오프’(공천배제) 당하면서 ‘공천학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5일 오후 이 같은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심사 결과 경남 양산을과 산청·함양·거창·함평에 각각 공천을 신청한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가 컷오프를 당했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다른 지역구로도 차출하지 않을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시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양산을에선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이장권 전 경남도의회 의원 등 3명이 경선한다. 산청·함양·거창·함평에서는 현역이자 친박(친 박근혜)계 강석진 의원과 비박계 신성범 전 의원이 다시 맞붙는다. 경남 창원 마산합포가 지역구인 5선 이 의원과 진주을의 4선 김재경 의원, 거제의 재선 김한표 의원도 컷오프를 당했다.

관심을 모았던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대표 출신 이언주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불출마한 부산 중·영도가 아닌 부산 남구을에 전략공천됐다. 김 공관위원장은 “(남구을은) 민주당 조직관리가 탄탄한 곳”이라며 “(이 의원이) 보다 강력한 곳에 가기를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곽규택 변호사가 ‘이언주 전략공천설’에 반발해 삭발 시위를 한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은 “그런 것도 감안이 됐을 것”이라며 “본래 지역구(서구·동구)로 돌아가면 문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PK 외에도 서울과 경기, 충남, 울산 등에서 단수공천을 받거나 경선을 하게 되는 이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같은 공천심사 결과에 홍 전 대표는 아쉬움과 분노를 드러내면서 앞으로의 거취는 며칠 후에나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거취는) 2∼3일 지난 뒤 공관위의 공천이 끝날 때 정리하겠다”며 “그 전에 생각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흘 전 김 공관위원장이 전화를 해 나 전 시장을 추가 공모에 응하도록 설득하면 컷오프하지 않고 경선을 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허허 참!”이라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올린 글에서 홍 전 대표는 “참 야비한 정치를 한다”고도 일갈했다. 함께 컷오프를 당한 김 전 지사는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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