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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새 총리 취임… 정치권 ‘배신의 역사’ 또 반복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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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히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슬로건을 부르고 있다.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신임 총리. EPA연합뉴스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원주민연합당(PPBM) 총재 겸 전 내무장관이 1일 말레이시아 새 총리로 취임했다. 차기 총리로 거론돼 왔던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와 안와르 이브라힘 인민정의당(PKR) 총재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총리직을 꿰찬 것이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세 번째 총리직을, 안와르 총재는 마하티르의 뒤를 이어 총리직 승계를 노리던 중이었다. 하지만 무히딘의 총리 취임으로 말레이시아에는 새로운 분열의 싹이 트는 모양새다.

 

이번 ‘이변’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말레이시아 정치권 내 ‘배신의 역사’를 먼저 알아야 한다. 마하티르 전 총리와 안와르 총재, 나집 라작 전 총리가 그 중심에 서 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1차적으로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총리로 재임했다. ‘근대화의 아버지’이자 20년 넘도록 말레이시아를 철권통치한 독재재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안와르 총재는 마하티르 전 총리에 이끌려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그는 마하티르 정권에서 1991년 재무장관, 1993년 부총리로 선임되는 등 승승장구하며 마하티르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지만,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대책을 놓고 마하티르 전 총리와 갈등을 빚다 해임된다. 이후 안와르 총재는 부패와 동성애 혐의로 기소돼 6년형을 받는 등 급격한 추락을 경험한다. 당시 현지에서는 마하티르 전 총리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데 대한 보복으로 안와르 총재에게 누명을 씌웠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후 마하티르와 안와르의 관계는 적대적 관계로 변모했다.

 

안와르 총재를 몰아낸 뒤 마하티르 전 총리가 선택한 인물이 나집 전 총리다. 마하티르 전 총리가 정계 은퇴 후 막후 후견인 역할을 하던 2004년 나집 전 총리는 부총리직에 오른 데 이어 2009년 총리직까지 거머쥔다. 하지만 2015년 그의 대형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며 마하티르 전 총리와 사이가 틀어진다. 나집 전 총리를 비판하던 마하티르는 그의 퇴진운동을 벌이기 이르렀고, 이후 나집을 총선에서 꺾기 위해 50년 넘도록 자신이 몸 담았던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를 탈당해 당시 옥중에 있던 안와르 전 부총리가 실질적 지도자로 있는 야권연합에 합류한다. 오월동주의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이후 총선에서 승리한 마하티르는 2∼3년만 총리직을 수행한 뒤 안와르에게 권좌를 넘기겠다고 약속하며 15년 만에 두 번째 총리직에 올랐다.

 

그렇게 총리직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안와르 총재에게 넘어갈 듯 보였지만 이번엔 무히딘 총재가 등장하며 상황이 꼬이기 시작한다. 무히딘 총재는 2009년 나집 정부 당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맡았으나 2015년 7월 나집 총리에게 비리 의혹 해명을 요구하다 경질된 인물이다. 마하티르와 함께 장기 집권당인 UMNO를 탈당한 뒤 PPBM을 창당, 안와르 총재와 손잡고 2018년 총선에서 나집 정부를 밀어낸 일등 공신이다.

 

그런 무히딘이 이끄는 PPBM이 안와르에게 총리직을 넘기지 않기 위해 여당 연합인 희망연대(PH)에서 탈퇴하고, UMNO와 손잡겠다며 비밀 회동을 했다. 그러나 마하티르 전 총리는 지난달 24일 나집 전 총리가 속한 UMNO와는 손잡을 수 없다며 총리직에서 사퇴한 뒤 총리에 재취임하기 위해 지지 세력을 모았다. 안와르 총재 역시 무히딘이 새 총리 후보로 급부상하자 마하티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으나, 지난달 29일 압둘라 말레이시아 국왕은 새 총리로 무히딘 총재를 지명하기에 이른다.

 

무히딘의 취임에도 말레이시아 정계가 안정을 되찾고 새로운 내각이 출범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당장 마하티르 전 총리가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무히딘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며 자신이 하원의원 과반수 이상인 114명의 지지를 받았다고 해당 명단을 공개했다. 말레이시아 헌법에는 국왕이 다수 의원의 신임을 받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할 수있게 돼 있으며, 앞서 국왕은 차기 총리 선정을 위해 222명의 의원을 차례로 만났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무히딘은 새 총리가 되기 위한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압둘라 국왕이 자신의 말을 듣는 것을 거부했다며 무히딘이 과반 지지를 받았는지 검증하기 위한 긴급 의회 소집을 요청했다. 또 무히딘의 취임은 나집 전 총리의 부패 혐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하티르의 지지자들도 온라인에서 무히딘에 반대하는 해시태그(#NotMyPM) 달기 운동과 함께 쿠알라룸푸르 시내 독립 광장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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