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종교단체 신천지의 신도 21만2000명의 명단을 신천지 과천본부로부터 전격적으로 넘겨받았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해 이들을 전수조사하고, 전국의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대해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주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면서 확진환자 수는 이날 기준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아졌고, 사망자는 이날도 3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정부는 이날 신천지 측으로부터 전국의 신도명단을 받았으며, 이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명단에 등록된 신도는 21만2000명이다.
정부는 우선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중 증상이 있다고 답한 이들에 대해 26일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마칠 계획이다. 이어 대구 지역 신도, 올해 1∼2월 신천지대구교회를 방문한 다른 지역 신도,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중 다른 지역을 방문한 신도를 각 지역 보건소, 지방자치단체에서 맡아 순차적으로 검사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날 오전 과천시 별양동 모 쇼핑센터 4층에 있는 신천지교회 부속기관을 강제 역학조사 차원에서 진입했다. 지난 16일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했던 안양시 거주자가 24일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된 데 따른 조치다. 도 조사팀은 앞으로 전수조사를 벌여 신도를 격리하거나 진단검사를 시행한다.
중대본은 코로나19 환자가 다수 발생한 청도대남병원처럼 제한된 병동에 있을지 모르는 환자를 찾기 위해 지자체와 함께 전국 420여개 정신과 폐쇄병동을 전수조사 중이다. 병동 종사자의 특별입국절차 대상지역 여행 이력 확인과 폐쇄병동 입원환자 중 폐렴환자 조치 현황 등을 점검한다.

이날 코로나19 환자는 전날보다 144명 늘어난 977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한국 확진자 수는 일본(851명)을 넘어섰다. 대구·경북 환자가 전체 환자의 81.9%를 차지하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 청도대남병원에서 100명 이상 환자가 발생했고, 부산 온천교회(22명), 칠곡 장애인시설 밀알사랑의집(22명) 등에서도 집단 발병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등록교인이 8만명에 달하는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도 확진환자 2명이 확인돼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11명으로 전날보다 3명이 늘었다. 9번째 사망자(69·여·925번 환자)는 복부 팽만으로 칠곡경북대병원에 입원한 환자로, 중증 폐렴으로 지난 24일 숨졌고, 사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의 접촉자로 알려졌다. 10번째 사망자(58·남·298번 환자)는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있던 환자다. 11번째 사망자는 36세 몽골인 남성(875번 환자)으로 외국인 첫 사망 사례다. 11번째 사망자를 치료한 명지병원은 “간경화가 악화한 상태로 사인은 코로나19보다 기저질환 때문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진경·이현미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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