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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美, 코로나 대응 정치적" 외교 실언… 외교가 "中 장관이나 할 발언"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2-19 18:07:55 수정 : 2020-02-19 18: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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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스1

“미국은 (코로나19 대응을) 정치적 분위기로 끌고 가고 있다.” (추미애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발언이 외교가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동맹국인 미국의 중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정치적 행위’로 해석한 것을 두고 현 정부의 ‘친중반미’ 성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것이다. 당장 외교가에선 “중국 외교부 장관이나 할 수 있는 실언”이란 지적이 나온다.

 

19일 추 장관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가 중국 전역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두고 중국 당국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추 장관은 “(한국은 중국 후베이성 등 일부 지역만 입국을 제한하며) 아주 합리적이고 실효적으로 차단했다”며 “중국 측이 각별히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가 저를 찾아왔다”며 “출입국 문제도 있고, 또 아마 우리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국내 출입국관리 주무부서다.

 

미국이 정치적 이유로 중국 전역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다는 문제의 발언은 그 뒤에 나왔다. 이어 추 장관은 “사실 미국 같으면 중국 사람들을 완전히 입국차단을 하고, 또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상당히 정치적인 분위기로 끌고 가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는 조용하면서도 아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실효적 차단을 하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아주 감사해 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처럼)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하지 않고, 아주 조용하면서도 실효적으로 해줬다는 부분에 (중국 측은)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환자들을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의료진이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미국은 중국인 혹은 14일 이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武漢)이 있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만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 14일 정세균 국무총리도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인 입국 제한 지역 확대 여부와 관련해 “(중국 후베이성으로만 한정된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선 동맹국인 미국의 중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정치적 행위’로 해석한 추 장관의 발언이 상당히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직 외교·안보 고위 관료는 “법무무 장관이 동맹국의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고 대단히 경솔한 처신”이라며 “추 장관의 발언은 마치 중국의 외교부 장관이 할법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각국 대사를 역임한 전직 외교관도 “중국이 우리한테 고마워했다는걸 부각하려다 하면 안되는 말까지 한 것 같다”며 “법무부 장관이 왜 이런 말까지 해야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추 장관이 미국의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를 정치적 행위로 해석한 것 자체도 잘못된 인식이란 지적이다. 중국의 우방국인 러시아조차 현재 자국민 피해를 막기 위해 중국인들의 입국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중국에 거주하거나 방문한 이들에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국가는 미국과 호주, 프랑스, 러시아, 독일, 필리핀, 캐나다, 싱가폴 등 133개국이다. 이들 대부분의 국가들은 중국인 혹은 최근 14일내에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사이 20명 늘어난 51명이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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