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불법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웅 쏘카(타다 모기업)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가 1심에서 각각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모처럼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19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박재욱 대표, 각 법인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타다가 ‘불법 콜택시 영업’을 했다고 결론짓고 이 대표와 박 대표에게 각각 징역 1년형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타다 서비스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분 단위 예약으로 필요한 시간에 주문형 렌트를 제공하는 계약 관계로 이뤄진다”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렌터카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재판부는 또 “검찰이 택시 영업의 증표라며 근거로 제시한 ‘이동거리에 따른 과금’ 등은 기술 혁신 등으로 최적화된 이동 수단 제공을 추구하는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하면 본질적이라 보기 어렵다”고 했다.
타다 이용자에 대해서는 ‘임대차 계약에 따라 초단기 임대한 승합차를 인도받은 사람’으로 규정하고 “운송계약에 따라 운송되는 여객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전적 이동수단의 오프라인 사용에 기초해 처벌 범위를 해석하고 확정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법리에 비춰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의 판단에 대해 검찰 측은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웅 “혁신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간이 왔다”

쏘카 측은 무죄 선고 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이 미래로 가는 길을 선택해주셨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법과 제도 안에서 혁신을 꿈꿨던 타다는 법원의 결정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로 달려간다”며 “타다의 새로운 여정이 과거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데 모든 기술과 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지해달라”고 이용자와 시민에 호소했다.
쏘카는 “기술과 데이터로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가치를 만들어가는 플랫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입장문을 마쳤다.
같은 날 이 대표 역시 페이스북 글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 그는 먼저 “타다는 무죄다. 혁신은 미래다”라며 운을 뗀 뒤, “타다의 170만명의 이용자, 1만2000명의 운전자(드라이버), 스타트업 등 타다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며 새로운 시간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나비 한 마리가 (중국) 베이징에서 날갯짓을 하면, 화창했던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성수동에서 쏘아 올린 홀씨로 인해 혁신을 꿈꾸는 많은 이들이 공포에서 벗어나 세상을 더욱 따뜻하고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며 “혁신을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간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쏘카와 분리된 타다는 빠르게 움직여 갈 것이며, 새로운 도전자의 의무와 위치를 각인하고 새로운 경제, 모델, 규칙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혁신을 꿈꿨다는 죄로 검찰로부터 1년 징역형을 구형받던 날, 젊은 동료들의 눈물과 한숨을 잊지 않겠다”라며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박재욱 대표와 타다 동료들의 건투를 빌어주시길 바라며 저도 미래의 편에, 젊은 시간의 편에 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타다는 지난 12일 “오는 4월부터 쏘카에서 분할돼 독립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4월부터 타다 운영사 VCNC는 타다로 사명을 변경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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