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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키튼 “정신질환 앓는 남동생 오랜기간 외면 후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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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8 15:56:31 수정 : 2020-02-18 17: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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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구성원 모두가 완벽한 경우는 드물다. 누구든 숨기고 싶은 아픈 손가락이 있을 수 있다. 오랜 기간 화려한 조명 아래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한 유명 여배우라면 더욱 그렇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비롯 여러 상을 수상한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다이앤 키튼(사진)이 오랜 기간 대중에 숨겨온 남동생의 존재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녀의 자서전 ‘남매(Brother and Sister)’에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17일(현지시간) 키튼이 자서전 출간 기념행사에서 정신질환을 앓아온 남동생과 관련된 개인사를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행사 참석자는 40달러(약 4만7000원)를 내고 45분간 키튼이 직접 책에 공개한 남동생과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진촬영도, 질문도 금지된 행사였지만 참석자들은 키튼의 고백에 빠져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이앤 키튼의 남동생 랜디. 워싱턴포스트

십대때 데뷔한 키튼은 올해 74세다. 어릴 때부터 유명해지고 싶었다고 한다. 키튼은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고 내가 잘 모르는 아주 많은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기를 원했다”고 책에 썼다. 바라던 대로 그녀는 은막의 스타가 됐다. 그런 키튼에게 극심한 정신질환과 알코올중독, 실직, 이혼 등을 겪은 남동생 랜디의 존재는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이었다. 미 캘리포니아주 남부 태생인 키튼은 4남매 중 장녀였고 어릴 때 랜디와 침대를 같이 쓸 정도로 남매간 정이 각별했다. 

다이앤 키튼과 남동생 랜디의 어릴적 모습. 워싱턴포스트

키튼의 저서는 이런 남동생을 나 몰라라 했던 과거에 대한 후회이자 남동생을 향한 사과와 사랑 고백이다. 키튼은 “책을 통해 가족 간 관계로 인해 고통받는 독자들이 뭔가 찾아내길 바란다”며 “가족과 잘 어울리지 않는 구성원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나보다는 조금 일찍 사랑하는 가족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도록 자극이 됐으면한다”고 말했다. 키튼의 남동생 랜디는 12년째 치매를 앓고 있어 점점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하는 상태다. 키튼은 매주 일요일 남동생이 입원한 요양시설을 찾아 휠체어를 밀어주며 대화를 한다. 랜디가 휠체어 신세를 지기 전엔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러 함께 산책도 했다고 한다. 키튼은 “동생은 나뭇잎이나 병 뚜껑 같은데 빠져들곤 했다”며 “랜디와 함께한 시간은 내게 아주 특별했고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영화 ‘대부’ 시리즈의 주연을 맡은 알 파치노는 단박에 떠올리지만 그의 부인 역할을 한 키튼은 기억하지 못한다. “키튼이 출연한 모든 영화를 다시 봐야겠어요.” 키튼의 진심 어린 ‘고백’을 들은 중년 여성이 행사장을 빠져나가며 한 말이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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