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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언론 ‘기생충’ 반지하 조명 “영화는 허구지만 반지하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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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1 13:48:17 수정 : 2020-02-12 09: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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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반지하 주택이 해외에서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외신은 반지하 주택의 역사를 소개하고 거주자들을 인터뷰하는 등 한국의 반지하를 조명하고 있다.

 

영국 BBC는 10일(현지시간) ‘서울의 반지하에 사는 진짜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BBC는 “‘기생충’은 허구의 작품이지만 반지하는 그렇지 않다”며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수천 명의 사람이 여기 살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실제 반지하 주택 거주자들의 이야기도 취재해서 소개했다. 반지하에 살고 있는 30대 남성 오기철씨는 “이곳은 빛이 거의 없어 다육식물도 살기 힘들고, 사람들이 창문을 통해 들여다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창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땅에 침을 뱉는다. 여름에는 습기와 곰팡이와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오씨는 “한국에서는 멋진 차나 집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반지하는 가난을 상징한다”며 “내가 사는 곳이 내가 누구인지를 규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BBC는 반지하 주택이 한국 남북 갈등의 역사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1968년 북한의 청와대 습격 사건 등을 계기로 남북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 정부가 1970년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모든 신축 저층 아파트의 지하를 벙커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이런 반지하 공간을 거주공간으로 임대하는 것은 불법이었지만, 1980년대 주택 위기가 찾아오자 정부는 이 공간을 거주 시설로 합법화했다.

 

이어 BBC는 ‘기생충’이 자신이 사는 반지하를 꾸미고 수리하는데 동기부여를 해줬다며, 지난 여름 수많은 향초를 태우고 제습을 했다는 20대 박영준씨의 말도 전했다. 박씨는 “여기에 산다고 사람들이 나를 불쌍히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의 여자친구 심민씨도 “우리 집을 사랑한다”며 “그렇지만 우리가 영원히 반지하에 사는 걸 원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위로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일부 반지하 거주자들은 가난하다는 사회적 오명을 극복하려 애쓰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서울의 반지하는 수천 명의 젊은이가 열심히 일하며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면서 살아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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