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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없는 ‘팬쇼케이스’... 컴백 연기 속앓이

입력 : 2020-02-11 06:00:00 수정 : 2020-02-10 21: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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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가요계도 직격탄 / 1년 단위로 활동하는 아이돌 타격 / ‘여자친구’ ‘슈주’ ‘이달의 소녀’ 등 / 무관객 녹화 뒤 온라인 방송 대체 / 해외공연 티켓 환불 사례도 증가 / 해외 K팝 영향력 약화 우려도
걸그룹 여자친구가 지난 3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새 미니앨범 ‘회:래버린스(回:LABYRINTH)’ 발매기념 쇼케이스에 참석해 공연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가요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콘서트와 팬미팅 등 행사들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티켓 환불 사례도 증가해 가요계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악뮤, 백지영, 김태우, 먼데이키즈, 젝스키스, 이승환, V.O.S 등은 국내 콘서트를 취소·연기하거나 입장권 예매 날짜를 미뤘다. 대부분 장시간 밀폐된 장소에서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는 만큼 손 소독제와 열 감지기 등으로 감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가수들은 직접 자신의 SNS에 이러한 소식을 알리며 “안전이 우선”이라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 6일 서울시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의 한 공연장에서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공연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우한 폐렴 확산 위험이 큰 싱가포르, 일본, 태국, 마카오 등에서 활동하는 K팝 그룹들은 더욱 비상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태연과 NCT드림의 싱가포르, 마카오 공연을 잠정 연기했다. 공연제작사 드림메이커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로 공연을 연기한다”고 알리며 티켓 환불 관련 내용을 함께 공지했다. 이밖에 위너, 모모랜드, 갓세븐, 효민 등도 해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콘서트·팬미팅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이달 중 대만 팬미팅과 공연을 각각 앞둔 옹성우와 뉴이스트 백호, 그리고 다음달 중국 칭다오 팬사인회를 앞둔 SF9 측은 아직 일정 변동이 없지만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행사 일정들이 취소되고 미뤄지면서 기획사들은 대관비 등 프로모션 비용의 손해를 감수하게 된 상황이다. 각종 장비와 인건비, 홍보비용까지 더하면 손해액은 더 커진다. 아울러 주요 공연장은 상당 기간 이미 대관 일정이 채워진 경우가 많아 공연을 연기한다고 해도 다시 일정을 잡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팬심’을 결집하는 데도 문제가 생긴다. 콘서트나 쇼케이스는 아티스트와 팬 사이에 교감의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벤트다. 이를 미루면 아티스트와 직접 마주할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에 활동시기에 소위 ‘팬 화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팬 쇼케이스는 기다려준 팬 사기를 충전해 주고, 음악방송에 앞서 신곡 무대를 먼저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며 “안전이 최우선이고 팬들 역시 이해를 하지만 이를 취소할 경우 팬 소속감을 줄 기회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창 얼굴을 알리면서 팬덤을 쌓아나가야 하는 신인의 경우 타격은 더 크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인기가 많은 팀은 해외 일정을 취소해도 다음에 또 그 지역 팬을 만날 기회가 생기지만, 신인은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기회를 뒤로 미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가요계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각종 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컴백한 아이돌 그룹들은 ‘팬 없는 팬 쇼케이스’를 택하고 있다. 앨범 발매는 강행하되 팬 쇼케이스를 라이브 중계로 대체하는 식이다. 아이돌 그룹들 대부분이 1년 단위로 국내외 활동계획을 미리 짜놓는데, 앨범 발매 일정을 변경하면 향후 활동에도 줄줄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주니어는 지난달 28일 오후 400여명의 팬들과 컴백쇼를 녹화할 예정이었으나 우한 페렴 전파를 우려해 녹화를 비공개로 변경했다. 또 여자친구, 에버글로우, 이달의 소녀 등은 최소한의 홍보를 위해 미디어 대상으로만 쇼케이스를 여는 대신 온라인을 통해 라이브 중계를 하는 방식으로 컴백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걸그룹 여자친구의 새 미니앨범 ‘회:래버린스(回:LABYRINTH)’ 발매기념 쇼케이스에 앞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취재진을 상대로 발열검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컴백을 앞두고 있는 아이돌 그룹을 매니지먼트하는 중견 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대책 회의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데 새로운 온라인 콘텐츠 제작 아이디어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금은 밝힐 수 없지만 팬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음악방송 역시 지상파를 중심으로 ‘무관객 녹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일 예정된 회사 설명회를 취소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련 영상을 업로드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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