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러시아에서도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격을 담합한 약국을 발견할 시 약사 면허를 박탈하겠다며 대응에 나섰다.
모스크바타임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내각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포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를 이용해 “마스크 가격을 불공정하게 인상한 약국을 폐쇄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및 확산 방지 대책본부’ 본부장을 맡은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푸틴 대통령에 유명 약국 체인점이 마스크 가격을 70배 이상 올린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고했다.
골리코바 부총리는 “일부 약국이 현재 마스크 가격을 70~100루블(약 1300~1800원)까지 인상했다. 새해 전에는 1.5루블(약 28원)에 팔리던 것이다”고 말했다.
골리코바 부총리는 “가격 담합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핫라인을 설치했다”며 “곧 상황 통제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약국이 발견된다면 약사의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 그러면 된다”면서 위기 상황을 이용해 돈을 버는 이들을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처벌 선례를 만들면 이같은 문제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으로부터 자국민과 옛 소련권 국가 주민 144명을 대피시켰다.
5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인과 옛 소련권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 국민 80명을 태운 러시아 공군 소속 수송기가 이날 오전 우랄산맥 인근 도시 튜멘의 로쉬노공항에 도착했다.
일류신(IL)-76MD 수송기에는 1차로 후베이성을 떠난 러시아인 78명, 아르메니아인 1명, 타지키스탄인 1명 등이 탑승했다.
뒤이어 2차로 우한에서 출발한 러시아인과 옛 소련권 국가 국민 64명을 태운 공군 수송기가 이날 오후 튜멘 로쉬노 공항에 착륙했다.
두번째 수송기로는 러시아인 50명과 CIS 국가 국민 14명이 도착했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 차원에서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은 채 기내에서 입국 절차를 밟았으며 세관원과 국경수비대 직원이 비행기에 올라 수속을 진행했다.
수송기도 검역 지역으로 이동해 위생 처리를 받았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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