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마스크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소매점에선 순식간에 동나고 있고, 중국으로 가는 우체국 택배가 폭증해 중국인들이 사재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지방우정청은 중국 국적 체류자들이 한국산 마스크와 건강보조제를 자국으로 보내면서 우체국 국제특별수송(EMS) 배달 물량이 하루 800건을 넘어서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중국 도착 도내 우체국 국제특별수송은 지난달 30일 제주시 463통, 서귀포시 60통 등 총 523통이 주문됐다.
지난달 31일에는 제주시 883통, 서귀포시 94통 등 총 997통이 접수돼 올해 가장 많은 접수 물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접수된 도내 우체국 국제특별수송 물량 1500통은 지난해 같은 기간(107통)과 비교해 무려 14배나 늘었다.
특히 중국인 체류가 많은 제주시 연동 제주제원우편취급소에서는 하루 수백 명의 중국인이 몰려와 마스크와 건강보조제 등의 택배 주문을 하면서 직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육지부 공장에서 들여와야 하는 제주도는 마스크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조 공장에서 부르는 게 값이고, 그나마 생산되는 즉시 중국과 국내 대도시로 고가에 팔리고 있어 제주도까지 올 물량이 없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소매점마다 마스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고, 소비자 판매가격도 지난달보다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제주시 연동의 한 마트 점장은 “지난달 31일 1200장을 겨우 들여왔지만, 2시간 만에 매진됐다”며 “3일 입고 분부터는 전화 주문과 예약을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1인 20장 한정 판매를 하고 있다. 다음 입고 분부터는 장당 1400원에서 2400원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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