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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먹은 쇠고기 스튜… 갈비찜처럼 따뜻한 맛 [김셰프의 낭만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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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08 17:00:00 수정 : 2020-02-09 00: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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뵈프 부르기뇽 / 부르고뉴 향토요리… 푸짐한 프랑스 가정식 / 레드와인의 풍미·풍부한 쇠고기 육즙 궁합 / 러 비프 스트로가노프 등도 ‘어머니의 요리’
소갈비찜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찜 요리다. 잔칫상에 빠지지 않는 소갈비찜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한식이 됐다. 다른 한식에 비해 향이나 풍미가 강하지 않고 달달한 맛이 외국인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갈비찜은 나라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식탁에 오른다. 러시아는 비프 스트로가노프, 프랑스는 뵈프 부르기뇽, 이탈리아는 오소부코다. 모두 대량으로 끓여 가족들이 함께 나누어 먹는 음식인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머니들의 조리법이었던 같다. 와인에 쇠고기를 넣고 졸여 만드는 뵈프 부르기뇽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리가 됐는데 오늘은 부채살로 도전해 본다.

# 부드럽고 풍부한 맛 비프 스트로가노프

세계조리사회연맹(WACS)이 주최하는 요리대회는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요리대회가 유명하다.

또 독일에서는 요리올림픽(IKA), 룩셈부르크에서는 요리월드컵이 4년 주기로 개최된다. 나는 2016년 독일 올림픽에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출전했었고, 처음 참가한 WACS 요리대회는 2011년 러시아 모스코바에서 열린 대회다. 막내인 데다 요리사의 상하관계가 군대만큼 철저했던 시절이라 육체적인 피로와 수상 결과에 대한 불안감으로 6일 동안 5kg나 빠졌고 가위에도 눌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군감자를 곁들인 뵈프 부르기뇽.

당연히 훈제연어와 빵이 나오는 호텔 조식은 뒤틀린 위장 속에 들어갈 리 없었다.

대회를 마치고 현지 식당을 찾았다. 그 전까지 러시아에서 먹을 수 있던 음식은 빵과 연어, 약간의 계란 요리가 전부였는데 다행히 그 레스토랑은 비트로 만든 수프인 하얀 사워 크림이 올라간 보르시, 야채들과 양꼬치를 푸짐하게 꽂아 넣은 꼬치구이 샤실리크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이 남는 요리는 걸쭉하게 끓인 쇠고기 스튜에 각종 야채가 들어간 비프 스트로가노프다. 재미있는 것은 재스민 라이스와 큰 군감자가 함께 나왔는데 감자를 으깨서 밥과 버무리고 스트로가노프 소스와 섞으니 부드럽고 풍부한 맛이 입 안에 맴돌았다. 마치 한국의 갈비찜처럼 따뜻한 맛이었는데, 오랜 시간 브레이징한 고기와 야채들이 한데 어우러지고 소스는 마치 독특한 하이라이스를 먹는 기분이었다.

베이컨과 와인으로 향을 낸 뵈프 부르기뇽.

#세계의 다양한 쇠고기 스튜

러시아의 비프 스트로가노프처럼 각 나라마다 대표적인 찜 요리가 있다. 헝가리의 굴라시, 프랑스의 뵈프 부르기뇽, 아일랜드의 아이리시 스튜, 베트남의 보 코, 이탈리아의 오소부코 등이다.

뵈프 부르기뇽은 와인으로 유명한 부르고뉴 지방의 향토 요리였다. 과거 농사를 짓기 위해 키우던 소들은 늙어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농가의 식탁에 올랐다.

평생을 일한 늙은 소의 고기는 질기고 누린내가 났을 터. 육질을 연하게 만들고 잡내를 없애 풍미를 더하기 위해 와인을 넣고 조리하는 방법이 발전했다.

농민들이 먹던 그 향토 요리가 약 120년 전 왕들의 요리사, 요리사들의 왕이라 불리는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의해 책으로 정립되면서 대표적인 프랑스 요리로 자리 잡았다.

요즘은 조리법이 다양해져 처음부터 와인에 졸이지 않고, 마지막에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또 우둔살이나 등심살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부위를 사용한다. 하지만 쇠고기 스튜의 장점은 아직까지 잘 이어져 따뜻하고 푸짐한 프랑스 가정식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오소부코는 이탈리아 밀라노 지방에서 유래된 요리로 송아지의 정강이 부위를 화이트 와인에 푹 고아 만든 요리다.

그레몰라타라는 레몬과 파슬리를 이용한 토핑을 얹어 먹는 게 일반적이며, 18세기 이후에는 토마토소스를 추가해서 먹는 레시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서민들이 먹기 편한 음식이었는데 대량으로 푹 삶은 송아지 정강이 살에 감자나 폴렌타, 리조토들을 넣어 포만감을 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겨울 이탈리아에서는 난로 위에 끓고 있는 오소부코 냄비가 흔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송아지 다리 고기를 구하기가 아직은 힘들다. 그래서 소꼬리처럼 흔한 재료로 오소부코를 만들어 비슷한 맛을 재현하기도 한다.

 

■부채살 뵈프 부르기뇽 만들기

 

■재료

 

부채살400g, 소금 1/2Ts,로즈마리 조금, 간마늘 1Ts, 밀가루 1Ts, 카놀라유 50ml, 베이컨 2줄, 양파1/2ea, 당근1/2ea, 샐러리 반줄기, 마늘 3톨, 토마토페이스트 2Ts, 닭육수 500ml, 레드와인 1컵, 월계수잎1장, 통후추 조금, 레드와인 2컵

 

■만드는법

 

① 부채살은 한입 크기로 썰어 준 후 소금간을 해주고 간마늘과 오일에 버무려 준다. ②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베이컨과 로즈마리를 넣어준 후 밀가루를 입힌 부채살을 리솔레 해준다. ③ 부르기뇽 소스를 만드는 야채들은 곱게 다져 준 뒤 기름을 두른 팬에 볶아 향이 올라오면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어준다. ④ 레드와인을 넣고 졸여주다 술향이 옅어지면 치킨 스톡과 허브를 넣고 10분간 끓이면 부르기뇽 소스가 완성된다. ⑤ 부채살과 부르기뇽 소스를 함께 넣고 1시간 가량 끓여 부르기뇽을 만들어준다 ⑥ 레드와인을 절반 정도 졸여준 후 부르기뇽에 섞어 레드와인의 풍미를 더해준다 ⑦ 데친 가니시용 야채들은 부르기뇽에 넣고 15분가량 더 익혀준다.

 

오스테리아 주연·트라토리아 오늘 김동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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