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환 등지에 체류했던 우리 교민 등 368명이 31일 오전 귀국했다. 이들 중 증상이 없는 350명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150명)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200명)에서 2주간 격리된다.
앞서 진천과 아산 주민 일각에선 우한 교민의 이송을 막아야 한다며 집단행동이 이어지기도 했으나 온라인에서는 환대 캠페인이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가 아산이다’(#We_are_Asan), ‘우리가 진천이다’(We are Jincheon) 캠페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에 짓눌렸었던 우리 교민들을 환대하자는 호응 아래 확산하는 중이다.

특히 전날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해시태그 ‘#We_are_Asan’과 함께 우한 교민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손글씨를 담은 피켓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게시물을 올린 누리꾼은 저마다 손수 교민 환영 메시지를 써 공개했다.
“We are Asan, 고통과 절망 속에서 아주 힘드셨죠? 아산에서 편안히 쉬었다 가십시오, 아산 베베방”, “We are Asan, 아산에 잘 오셨습니다. 잘 계시다가 아무 탈 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아산 시민”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또한 “We are Chungbuk, Asan, Jincheon, 진천, 아산에서 편히 쉬었다 가세요. 우한 교민 여러분 파이팅! 관련 지역민과 공무원 여러분 파이팅!”, “We are Asan, 우리는 서로의 사회 안전망입니다. 아산 시민은 환영합니다. 함께 이겨내요!”, “We are Asan, 아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아산 시민도 우한 교민도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아산 본토박이 장XX” 등의 메시지도 올라왔다.

이날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해시태그 운동은 전날 아산시 주민 엄모(사진)씨가 시작했는데, 엄씨는 페이스북에 “고통과 절망 속에서 많이 힘드셨죠. 아산에서 편안히 쉬었다 가십시오”라고 손으로 적은 스케치북을 든 사진을 올렸다.
엄씨는 “저처럼 우한에서 오는 교민들을 환영하는 아산 시민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이렇게 손피켓 릴레이를 시작한다”며 ”공포 속에서 떨었을 우리 교민들을 따뜻하게 환영해 주자”고 제안하면서 스케치북을 든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위)을 올렸다.
이후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인스타그램에소 우한 교민을 환영한다는 게시글이 쏟아졌다.

중국 우한에서 우리 교민을 태운 전세기는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탑승객 368명은 별도의 게이트에서 추가 검역절차를 거친 뒤 증상이 없는 이들만 임시 숙소인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경찰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해 앞으로 14일간 격리 수용된다.
의심증상이 나타난 18명은국가 지정 입원치료 병상으로 즉시 이송됐다.

앞서 이 같은 정부의 우한 교민 수용 대책이 지난 29일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통해 발표되자 진천과 아산의 일부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며 수용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아산이 무슨 죄냐”, “우한 교민 수용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반대 여론을 주도했다.
진천에서는 학부모회와 주민자치위원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아이가 많은 혁신도시에 우한 교민을 수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우한 교민의 아산, 진천 격리를 막아달라”는 취지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아산 및 진천 주민 일부는 인재개발원 진입로 등에서 농성을 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경찰은 인재개발원 주변에 1100여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또한 경찰 버스로 차 벽을 세워 외부진입을 통제하는 중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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