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우한 폐렴’ 비상… 외국인 관광객도 통제

통일부 "우한폐렴 관련 북한 동향 예의주시"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중앙TV는 21일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선중앙TV 캡처로, 보건성 관계자들의 회의 모습. 연합뉴스

중국 우한(武漢)을 진원지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른바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중국 관광객이 많은 북한도 관광객을 통제하는 등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 나섰다. 

22일 북한 당국은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외국인 관광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문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는 홈페이지에 “북한은 1월 22일부터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조치로 모든 외국인 관광객에게 국경을 일시적으로 폐쇄한다”며 “자세한 내용은 북한의 여행 파트너에게 아직 확인받지 못했으며, 투어 예약을 한 손님은 직원이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에도 감염 환자가 발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의 외국인 관광객은 중국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할 예정이어서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중국 내 발병 현황과 중국 정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농산물 감독 강화, 공항 이용객 검사 강화 등의 조처를 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중국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 급속히 전파’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에서 최근 신형코로나비루스가 급속히 전파되면서 피해가 나고 있다”며 “전파력이 강한 전염병이 급속히 퍼지는 것과 관련하여 중국에서는 해당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농산물시장에 대한 감독 강화, 야생동물 관리, 공항과 항만 이용객에 대한 체온 검사 등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당국의 정책을 소개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중앙TV는 21일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선중앙TV 캡처로, 강철진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 처장이 ''우한 폐렴''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조선중앙TV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상과 감염 예방 대책 등을 소개하고 북한 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전 국가적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북한 개별관광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03년 사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대유행했을 때 북한의 요청에 따라 금강산관광이 2개월 정도 중단된 적이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특별히 이것(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서 북한 측의 동향 새로운 움직임 이런 것들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상황들은 저희가 예의주시를 하고 있고, 이러한 부분들 충분히 감안하면서 개별관광 문제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간 전염병 확산과 관련된 방역조치에 대해서는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해서 검역조치들이 계속 지난 5월부터 이루어져 나가고 있고, 지금 남북출입사무소에 유관부처들이 다 나가 있다”며 “유관부처와의 협의를 통해서 특별히 우한 폐렴과 관련해서 취할 조치가 있다면 저희가 취해 나갈 것이고 지금은 일단 개인 손소독제라든지, 개인에 대한 마스크 지급 이런 것을 통해서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가고 있고 추가적인 조치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