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한국에살며] 사랑에 빠진 한국의 바다

관련이슈 한국에 살며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0-01-15 23:24:13 수정 : 2020-01-15 23:24:10

인쇄 메일 url 공유 - +

한국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일이다. 우리 부부는 지인들과 바다낚시를 갔다. 약 1시간의 자동차 여행 후 바다 인근에 있는 지인 집에 도착했다. 집 앞 해안에는 고운 모래가 펼쳐져 있었는데 그 모래를 밟는 느낌은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 같았다.

이어 작은 보트를 탔다. 출렁거리는 바다 위에서 안전 재킷을 입은 경험은 처음이라 그런지 흥미로웠다. 보트가 미끄러지듯 바다 한복판으로 향했다. 바다로 나가며 두렵기도 했지만 바다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나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보트가 속도를 낼 때마다 이리저리 넘실거리는 물결은 즐겁기만 했다. 보트가 물결을 헤쳐나갈 땐 물결이 작은 산을 만드는 것 같았다. 이때마다 나는 푸른 하늘을 나는 듯이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먼주 구릉 네팔 한국문화센터대표

잠시 후, 일행 모두 휴식과 식사를 하기 위해 섬으로 돌아왔다. 잡은 생선 몇 마리를 구워 먹었는데 그때의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잠시 휴식 후 일행은 우리 부부를 남겨두고 또다시 낚시를 하기 위해 바다로 향했다. 모처럼 남편과 나는 낚시를 하고, 주변을 거닐며 행복을 만끽했다.

그런데 얼마 후 바닷물이 빠지며 갯벌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런 나를 본 남편은 썰물 후에 갯벌이 생긴다는 말과 함께 밀물과 썰물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나는 말로만 듯던 밀물과 썰물 현상을 처음 보아 신기하기만 했다. 역사는 썰물과 밀물을 반복한다고 했던가. 바다는 내게 호기심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내가 태어난 네팔에는 바다가 없다. 그래서일까. 그 이후로 나는 시간 날 때마다 자주 바다를 찾곤 한다. 그때마다 나는 여러 모습의 바다를 볼 수 있었다. 바다의 모습은 멀리서 보면 평온하지만 다가갈수록 뒤바뀐다.

나는 바닷바람을 좋아한다. 배를 타면 바닷바람을 즐기곤 한다. 배를 타고 갈 때 갈매기가 노니는 모습도 평화로워 너무 좋다. 물론 파도가 심할 땐 무서워 배를 탄 것을 후회하곤 했다. 그런데 한국인은 배를 자주 타서 그런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화를 나누며 태연했다.

한국에 살면서 많은 종류의 물고기도 보게 됐다. 남편과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다양한 물고기에 놀라기도 한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초류로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것도 재밌다. 한국에서 회를 먹는 것도 내게는 새로운 경험이다. 그중 가장 놀라운 경험은 산낙지를 먹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꿈틀거리는 산낙지를 잘 먹지 못했다. 꿈틀거리는 낙지가 목 안에 달라붙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몇 번 도전해 보았지만 지금도 산낙지를 먹는 것은 쉽지 않다.

바다는 인간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바다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준다. 앞으로도 나는 바다와 더욱 가까이하며 많은 경험을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바다와 더욱 친숙해질 것이다..

한국에서 지내며 한 폭의 그림 같은 바다, 지역마다 맛깔나는 음식, 그리고 바닷마을 사람들의 정겨움을 잊을 수 없다. 이런 한국이 나는 좋다. 새해는 더 많은 한국 사람을 만나고, 모든 계획이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같이 막힘이 없기를 기원해 본다.

 

먼주 구릉 네팔 한국문화센터대표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
  •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
  • 엄정화 '반가운 인사'
  • 이엘 '완벽한 미모'
  • 조여정 ‘아름다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