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래스카 오지에서 생활하던 한 남성이 화재로 집을 잃었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홀로 고립된 지 약 3주 만이다.
미국 CNN 방송은 12일 타이슨 스틸(30)이라는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스틸은 지난해 9월부터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북서쪽으로 약 113㎞ 떨어진 외딴 지역에서 홀로 생활하던 중이었다.
화재는 지난달 17일, 또는 18일에 갑작스럽게 발생했다. 스틸은 총과 담요, 통조림 등 손에 잡히는 대로 물건을 챙겨들고 대피했지만, 집은 모두 불타고 반려견도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휴대전화나 지도 등 구조 요청을 위해 필요한 물건들도 모두 불탔다.
도움을 청할 만한 가장 가까운 이웃은 무려 32㎞나 떨어진 지역에 있었고, 눈은 걷기도 힘들 만큼 쌓여 있었다. 게다가 강을 건너는 모험을 하자니 완전히 얼지 않은 곳이 있어서 빠질 위험이 컸다. 가지고 있던 연료의 램프는 열흘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는 양이었다.
스틸은 숲과 강, 호수 등으로 둘러싸인 곳에 꼼짝없이 고립됐고, 눈 위에 ‘SOS’ 메시지를 써놓고 구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가 눈 더미에 굴을 파고 통조림 음식으로 연명하며 버틴 지 20여 일이 지났을 무렵, 드디어 지난 9일 알래스카 주 경찰의 헬리콥터가 그를 발견했다.
스틸을 발견한 구조대원은 “이 남성의 친구가 몇 주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신고를 했고, 순찰을 돌던 중 눈 위에 적힌 ‘SOS’ 메시지와 조난자를 발견했다”며 “그는 마치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 나오는 톰 행크스 같았다”고 전했다.
스틸은 구조된 후 경찰서에서 샤워를 하고, 경찰에게 맥도날드 햄버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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