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58·구속기소) 동양대 교수의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이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두 차례 기소된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사건이 이중기소인지를 두고 공방이 오갔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는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사건과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 등 추가기소 사건 공판준비기일을 연이어 진행했다. 약 1시간가량 비공개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지난번처럼 큰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정 교수가 표창장 위조라는 하나의 사건으로 두 개의 재판을 받게 된 이중기소 문제였다. 앞서 검찰은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범행 날짜 등을 변경하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지만, 재판부가 불허하자 지난달 17일 추가기소했다.

재판부는 “이중기소가 아니라면 두 사건의 입증계획이 어떻게 다른지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지적했다. 그 과정에서 검찰이 ‘재판부가 이중기소 문제를 검토하라고 하는 건 모순 아니냐’는 취지로 반문하는 말이 법정 밖으로 들리기도 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도 “피고인이 두 개의 범죄사실을 방어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정리하도록 요구하고, 이날 공판준비절차를 마치기로 했다. 정 교수는 오는 22일 첫 정식 재판에서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재판부는 전날 ‘공판준비기일은 공개한다. 다만, 공개하면 절차의 진행이 방해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을 근거로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재판에 앞서 공개재판 원칙을 어긴 건 부당하다며 비공개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23일 구속돼 2개월 넘게 수감생활을 해온 정 교수는 전날 재판부에 보석 청구서를 냈지만, 이날 재판에서 보석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만간 별도의 심문기일을 열고 정 교수의 보석 허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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