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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의 전조’ 日서 올해 첫 심해어 발견..대지진 발생할까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입력 : 2020-01-06 14:57:59 수정 : 2020-01-06 1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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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일본 도야마현 우오즈시 해안 인근에서 발견된 대왕갈치 모습.

 

일본에서 ‘지진의 전조’로 불리는 심해어 ‘대왕산갈치’가 올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에선 이 거대한 물고기가 지진이나 쓰나미(지진해일)이 임박하고 있음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용왕이 보낸 것이라는 미신(믿음)이 있다. 심해어인 이 대왕산갈치는 일본에서 ‘용궁의 사자’라는 뜻의 ‘류구노쓰카이’로 불린다.

 

6일 일본 NTV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왕산갈치는 5일 오전 도야마현 우오즈시 해안 인근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살아있던 대왕산갈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다. 대왕산갈치는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온 우오즈 수족관 직원이 회수했다.

 

이날 발견된 대왕산갈치는 몸길이 약 3m 66cm로 측정됐다. 수족관 측은 꼬리지느러미가 일부 잘려 나간 것으로 볼 때 측정된 길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도야마현 해안에서 대왕산갈치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는 총 13마리가 발견됐다. 현 수족관에 따르면 대왕산갈치는 기록을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총 45마리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발견된 것을 더하면 총 46마리다.

 

수족관 측은 이 대왕산갈치를 냉동 보관한 뒤 오는 12일 전시할 예정이다.

취재기자가 대왕산갈치 옆에 누워있다. 발견된 대왕산갈치는 몸길가 3m 66cm에 달했다.
수족관 직원들이 길이를 측정하고 있다.

◆일본에서 대왕산갈치를 ‘지진의 전조’라고 믿는 이유

일본에선 과거부터 산갈치가 지진을 미리 알려주는 물고기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믿음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을 강타한 대지진 발생 전 대왕산갈치 12마리가 해안에 밀려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믿음은 더 강해졌다.

 

우오즈 수족관 관계자는 동일본대지진 발생 전 대왕산갈치가 해안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 “지진 발생 전 해저에서 발생한 지각 변동에 의해 해류가 변화하고 그 영향으로 대왕산갈치가 해수면 근처까지 떠오른 것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진 발생 전 ‘지하수에 화학 물질이 유입되거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가스가 방출 된다’는 과학적 근거와 지진이 ‘내륙이 아닌 바다에서 발생했다’는 근거가 더해져 ‘심해에서 사는 대왕산갈치가 지진을 감지해 해안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소문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SNS) 등에 확산했다.

 

그러나 이는 소문일 뿐 유의미한 지진 전조 현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도카이대학 연구팀이 1992년부터 2011년까지 20년간 일본 근해에서 대왕산갈치 등 심해어 목격 후 30일 이내에 지진이 발생하는지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장소가 일치하는 경우는 단 8%에 불과했다.

 

지진이 빈번한 일본에서 심해어가 발견된 시점과 지진 발생이 우연히 맞아떨어진 거로 추측되고 있다.

 

◆“지진보다 기후 변화 가능성”

최근에는 이처럼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믿음 대신 ‘기후변화에 따른 현상’이란 의견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일본해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어종이 어부 그물에 걸려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12월 3일 남태평양 등 따뜻한 바다에서 서식하는 맹독 ‘파란고리문어’가 어부 그물에 포획된 바 있다.

 

앞서 우오즈 수족관 관계자는 “대왕산갈치가 대지진을 전후에 나타난다는 설에 과학적인 뒷받침은 전혀 없지만 가능성을 100%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심해어 등 보통 보이지 않는 물고기가 발견되는 건 지구온난화와 ‘알 수 없는 요인’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왕산갈치는 먹이인 ‘크릴(외형이 새우를 닮았지만 분류학상으로는 난바다곤쟁이 목에 속하는 갑각류로 플랑크톤의 일종)’을 쫓아 해수면 인근까지 오면서 연안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고 전해졌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NTV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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