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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주의역사유적탐방] 새해 찾기 좋은 곳, 경복궁 경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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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03 23:16:46 수정 : 2020-01-03 23: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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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해 가족과 찾아보기 좋은 공간으로 필자가 추천하고 싶은 곳은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등 궁궐이다. 그중 경복궁의 경회루(慶會樓·사진)는 가장 멋스러운 조경을 하고 있는 곳이다. 북악산과 인왕산을 배경으로 풍취를 한껏 드러내며 연못 위에 자리를 잡은 경회루는 새해 달력에도 단골로 등장한다.

1395년 9월 경복궁이 처음 완성됐을 때는 경회루 건물이 없었다. 정종 때 개성으로 갔던 수도를 1405년 태종이 한양으로 천도한 후, 경회루 조성을 지시해 1412년에 완성했다. 태종이 경회루를 만든 까닭은 왕과 신하가 함께 만나서 회의도 하고, 회식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공사의 총감독은 박자청이 맡았다. 박자청은 누각 주변으로 연못을 파고, 흙을 이용해 가산(假山)인 아미산(峨嵋山)을 조성했다. 누각이 완성되자, 태종의 명으로 하륜이 경회루라 이름을 정한 상황은 ‘경회루기(慶會樓記)’에 실려 있는데, “대개 왕의 정사는 사람을 얻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니, 사람을 얻은 뒤에라야 ‘경회’라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경회’라는 것은 군신 간에 서로 덕으로서 만나는 것을 의미한 것”이라 하여 경회루의 이름을 지은 뜻을 밝히고 있다.

경회루는 외국 사신의 접견 기능과 왕과 신하가 덕으로 만난다는 취지에 맞게 연회 공간으로 주로 활용됐다. 성종 때 경회루를 방문한 외국 사신은 “경회루 돌기둥에 종횡으로 그림을 새겨서 나는 용의 그림자가 푸른 물결 붉은 연꽃 사이에 보였다 안 보였다 하니 이것이 장관이라”며 경회루의 경치를 칭송하기도 했다. 경회루를 쾌락의 공간으로 활용한 왕도 있다. 연산군은 경회루에 붉은 비단 장막을 치고 연못에는 각종 배를 띄웠다. 전국에서 뽑혀 온 기생들은 연산군의 흥을 돋우며 춤을 추었다. 국고를 마음대로 쓰며 기생과 어울려 방탕한 생활을 하는 연산군의 행태에 대해 백성들은 ‘흥청망청’이라는 말로 조롱했다. 새해를 맞아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인 경회루를 찾아 이곳의 역사와 문화를 감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신병주 건국대 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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